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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에서 새 바이러스 출현" 中 연구팀, 1년전 경고했다

바람아님 2020. 1. 31. 19:06


"박쥐에서 새 바이러스 출현"

中 연구팀, 1년전 경고했다


(조선일보 2020.01.31 강다은 기자)


"中이 새 감염병 거점될 것" 전망
박쥐, 체온 높고 면역체계 특별… 바이러스의 저수지로 불려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숙주로 박쥐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런데 이미 1년 전 중국의 한 연구팀이 '박쥐에게서 새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연구팀은 지난해 3월 국제학술지 '바이러스'

'중국 내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은 "박쥐를 숙주로 한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현해 감염병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박쥐를 산 채로 식재료로 유통하는 중국이 새 감염병의 유력한 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그 근거로 박쥐가 비행 기능이 있는 유일한 포유류로서 이동 범위가 넓은 데다,

가축과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각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고 했다.


실제 박쥐는 '바이러스의 저수지'로 불리며, 사람에게 치명적 감염병을 일으켜 왔다. 1

979년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에볼라, 2002년 30국 8000명에게 발병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한국에서만 36명이 사망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는 모두 박쥐에게서 왔다.


박쥐는 어떻게 자기는 해를 입지 않고 체내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전파할 수 있는 걸까.

우선 박쥐의 '특별한 면역체계'가 지목된다.   중국과 싱가포르 학자들은 2018년

"박쥐의 면역력은 딱 병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 약해 바이러스에 효과적으로 대항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과도한 면역반응은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우리 신체를 위협한다.

그러나 박쥐는 사람보다 면역력이 훨씬 약하다. 그렇다고 바이러스에 무너질 정도로 면역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절묘하게 약한 면역력'몸 안에 바이러스를 담아두면서도 과민반응으로 인한 병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높은 체온이 바이러스와의 공존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박쥐는 비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체내 대사가 빠르게 일어난다.

이 때문에 다른 포유류보다 체온이 2~3도 높다.

학계 일각에선 "박쥐의 높은 체온은 다른 포유류가 감염 초기에 보이는 고열 증상과 비슷한데,

이는 신진대사를 높이면서 병의 진행 단계를 단축시킨다"고 보기도 한다.

또한 박쥐는 거대한 무리를 이뤄 서식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쉽사리 다른 개체로 옮아간다.




“中은 신종바이러스의 핫스팟”…

1년전부터 예상된 우한폐렴

(조선일보 2020.01.30 황민규 기자)


中 연구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출현 예상
"새로운 바이러스가 또 박쥐에서 출현할 것, 대응책 필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한 연구팀이

이미 지난해 3월경 이같은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을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 연구팀은 사스(SARS)·메르스(MERS)와 같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또다시 박쥐에서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중국이 이같은 새로운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는 점을 예측했다는 점에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중대한 경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한 중국 정부의 대응이 안이했다는 점도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CoV) 숙주인 박쥐의 중국 내 분포도. 빨간색은 CoV 양성이 보고된 박쥐가 있는 지역이고,

SARS와 SADS가 시작된 광둥성은 빨간색 원으로 표시됐다. /국제학술지 'Viruses' 논문 발췌


30일 국제학술지 '바이러스'(Viruses) 2019년 3월호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연구팀은

'중국 내 박쥐 코로나바이러스'(Bat Coronaviruses in China)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경고하고,

초기 경고 신호를 탐지하기 위해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지난 20년 동안 박쥐에서 비롯된 주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돼지 급성설사증후군(SADS)을 꼽고,

이중 2개(SARS, SADS)가 중국에서 처음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중요한 숙주로 박쥐를 지목했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비행 기능이 있는 유일한 포유류인 박쥐가 다른 육상 포유류보다 이동범위가 더 넓은 데다,

사람에게 유출돼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알파(α) 코로나바이러스 17개 중 10개, 베타(β) 코로나바이러스

12개 중 7개를 각각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광대한 국토와 다양한 기후가 박쥐와 박쥐 매개 바이러스의 생물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국제바이러스 분류 위원회(International Committee of Taxonomy of Viruses.ICTV)에 등록된

코로나바이러스 38개 중 22개가 중국 과학자들이 박쥐나 다른 포유류를 연구해 명명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 중국의 식습관 문화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인 박쥐의 대부분은 인간 근처에 살면서 잠재적으로 이 바이러스를 인간과 가축에 전염시키는데,

살아있는 상태에서 도축된 동물이 더 영양가가 높다는 중국인의 음식문화에 대한 믿음이

오히려 바이러스 전파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건 이 논문이 학술지 출판사에 처음 제출된 건 약 1년 전인 2019년 1월 29일인데, 연구팀이

당시 박쥐를 숙주로 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출현해 새로운 감염병을 일으킬 것으로 진단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그럴 경우 중국이 새 감염병의 유력한 핫스폿(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우한 폐렴이 발생하기 불과 3개월 전에도 이미 3개월 전 신종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pandemic, 범유행)’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에릭 토너 미국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박사는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과 빌 앤 멜린다 게이츠재단이 공동주최한

‘이벤트 201’에 참가해 신종 코로나와 유사한 감염증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토너 박사는 "또다시 새로운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유발하게 된다면 그것은 코로나바이러스일 것이라는

확신을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폐렴,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데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유행하며 77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