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김형석 칼럼 74

[김형석의 100년 산책] 도산이 건네는 새해 덕담 “죽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자”

중앙일보 2023. 1. 6. 01:29 「 거짓을 진실처럼 꾸미는 정치판 “승리가 곧 정의” 선악이 뒤집혀 나치와 스탈린에게서 뭘 배웠나 사랑과 공존만이 우리를 구원해 」 나이 때문일까. 해가 바뀔 때마다 “어떤 덕담(德談)이라도”라는 부탁을 받는다. 선배 함석헌 선생은 “욕을 해도 깨닫지 못하면서 무슨 덕담이 필요해”라고 꾸짖기도 했다. 주로 정치인에게 던지는 충언이었다. 나 같은 사람은 나이만 들었지 그렇게 말할 자격도 없다. 그래도 “덕담이니까”라면 거절하기 힘들다. 그래서 새해를 맞을 때마다 들려오는 “송구영신(送舊迎新) 마음을 함께하자”는 뜻을 전한다. 옛것을 뒤로하고 새로움을 맞아들이자는 교훈이다. 덕담이지만 따져보면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누리지 못하면 희망과 행복은 ..

[김형석 칼럼]대한민국 정치, 과거의 연장이어선 안 된다

동아일보 2022. 12. 16. 03:03 정의 소멸되고 ‘내로남불’ 혼돈의 文 정권 국민 원하는 것, 배타 아닌 공존-번영 정치 사실에서 진실 찾고, 진실 입각한 판단 내려야 정치사(史)가 남겨준 교훈이 있다. 실패의 원인은 외부로부터가 아니고 내부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도 그렇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도 그랬고, 문재인 정권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그 전철을 밟을 것 같다. 생각 있는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의 실패는 대통령과 정부의 이중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모든 선진 국가에서는 냉전시대의 좌우가 진보와 보수로 변질되면서 공존하는 상황으로 발전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국내의 진보는 개방적이지 못했고 버림받은 공산주의 초창기 이념을 추종했다. 보수는 미래지향성을..

[김형석의 100년 산책] 정치인들의 저급 발언, 우리에게 과연 지도층은 있나

중앙일보 2022. 12. 9. 00:27 「 자질과 품격 못 갖춘 사람들 많아 지도층 든든해야 선진국도 가능 창조적 지성인이 역사를 이끌어 교육도 평준화 논리서 벗어나야 」 최근의 일이다. 내 제자인 고려대 정치학과 한배호 교수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20세기 초반에 미국은 그 짧은 기간에 어떻게 국가와 정신의 놀라운 발전을 성취했을까.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유럽에서 많은 인재가 망명 또는 이주해 온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이었다. 독일 나치 정권의 탄압을 피해 망명해 온 정신계의 지도자들, 소련의 공산정권을 수용할 수 없어 아메리카로 국적을 옳긴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미국을 일으킨 유럽의 석학들 나도 공감할 수 있었다. 1960년대 초반에 미국에 갔을 때도 그랬다.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대학들은..

[김형석의 100년 산책] 1000명을 한 줄로 세우는 사회에는 앞날이 없다

중앙일보 2022. 11. 25. 00:40 「 수능식 시험제도 이대로 둘 건가 아이들을 점수의 노예로 만들어 공부는 스스로 즐겁게 택하는 것 학교보다 학원을 찾으면 되겠나 사고력·창조력이 평생을 이끌어 미래 준비하는 새 정부의 교육은? 」 8년 전이다. 월간 샘터사 사무실에 네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고인이 된 전 국회의장 김재순씨가 “자식 자랑은 점잖지 못한 일인 줄 아는데, 며칠 전 내 손주가 미국 MIT대 교수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나와 인척 관계이기도 해서 “그런 자랑은 많이 해도 괜찮아. 누구든지 아버지 닮았다고 하지 할아버지 닮았다고는 하지 않을 테니까”라고 해서 모두 웃었다. https://v.daum.net/v/20221125004026342 [김형석의 100년..

[김형석의 100년 산책] 푸틴의 러시아, 시진핑의 중국..그곳에 정신문화가 있는가

중앙일보 2022. 9. 30. 00:58 「 젊은 시절 러시아문학에 푹 빠져 공산정권 이후 위대한 전통 소멸 유물사관이 중국·북한 유산 파괴 자유주의의 목표는 인간성 회복 」 내 중학생활은 톨스토이와 함께 자랐다. 2학년 때 학교 도서관에서 『전쟁과 평화』라는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다. 일본이 만주에서 전쟁을 하던 때였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전쟁과 평화 문제를 알아보겠다는 철없는 욕심이었던 것 같다. 읽는 동안 그런 내용이 아니고 장편소설이라는 것과 톨스토이가 러시아의 세계적 문호인 것도 알게 되었다. 대작을 읽고 나니까 『안나 카레리나』 도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더 유명하다는 『부활』도 읽었는데 두 장편만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학예술이 어떤 것인지 느끼게 해 주었고, 사상과 예술세계의 넓..

제 잘못을 모르는 정치인은 국민에게 버림받는다[김형석 칼럼]

동아일보 2022. 9. 23. 03:04 민주당, 자기 잘못 인정 안 해 정권 내줬지만 '노란봉투법' 등 추진하며 그릇된 방향 이어가 국힘도 자신 희생해 새 열매 맺는 변화 보여야 어느 국가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따르는 과제가 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지난 정권을 반성, 비판하고 정책적 선택을 한다. 선진 국가일수록 안정된 정책을 국민들이 계승했기 때문에 혼란과 변화가 적다. 그러나 후진 국가나 정치인들의 수준이 낮은 나라일수록 시련과 고통을 국민들이 치르는 것이 보통이다. 심지어는 같은 정당에서 정권이 바뀔 때에도 새 정부의 책임자들이 이전 정권의 정책과 행정을 폄하 부정해 자신들의 인기와 지지를 높이려는 어리석은 과오를 범한다. 국민보다 정권을 위하는 정치인들은 물론 때로..

민주국가를 위해 모두가 새로 태어나야 한다[김형석 칼럼]

동아일보 2022.08.26. 03:04 정직과 정의 상실, 정치계가 선도하는 현실 정부·여당, 국내 정치혼란 수습이 선결과제 안보 강화하고 국민경제 혁신·재건 나서야 최근 정치적 성숙도를 표준으로 만든 세계지도를 보았다. 민주주의 국가로 인정받을 만한 나라가 그렇게 적을 줄은 몰랐다. 지구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유라시아 중·동부에 민주국가로 착색(着色)된 나라는 셋뿐이었다. 대한민국, 일본, 대만이다. 러시아·중국·인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 모두가 탈락해 있었다. 일본은 반세기 전부터 반(反)민주주의 정권을 원하는 국민이 없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대만은 공산중국의 위협을 받고 있어, 평등사회주의를 적대시하고 있다. https://v.daum.net/v/20220826030426053 민주국가를 ..

[김형석의 100년 산책]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정의란 어떤 것인가

중앙일보 2022. 07. 22. 00:32 「 미국대학 추천서엔 장·단점 기재 사실과 어긋나면 사회 신뢰 잃어 “내가 하면 정의, 너는 불의” 만연 이념주의 정치는 민주주의 훼손 소수의 정의로 공익 해치면 안돼 정의의 궁극적 가치는 인간적 삶 」 해방 직후니까,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국제공산주의 사상이 팽창했을 때였다. 프랑스의 한 철학자가, 공산주의자와 미국의 자유주의 사상을 비교하면서 남긴 얘기를 읽었다. 어떤 사람이 캐딜락 자동차를 몰고 파리 거리를 달리면 프랑스의 젊은이들은 “저런 건방진 놈이 있나. 당장 붙잡아 처벌하고 자동차를 몰수하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 뉴욕 거리를 어떤 사람이 캐딜락을 타고 지나가면 흑인 젊은이들도 “야! 근사한데, 나도 한 번 저런 차를 가져보았으면 좋겠다”고 부러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