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3. 4. 24. 03:02 [다시 보다: 한국근현대미술전] 슬픈 소·해학적인 소·웅크린 소… 거장의 개성 가득한 소 그림 화제 꼬리를 축 늘어뜨린 소 한 마리가 처연하게 서 있다. 큼직한 눈망울에서 당장이라도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질 것만 같다. 콘테로 쓱쓱 그린 그림 아래에 화가는 ‘수근’이라고 이름을 남겼다. 전쟁 지나고 폐허가 된 땅에서 눈에 보이는 일상 풍경을 그리던 박수근에게, 소는 동네 아낙이나 아기 업은 소녀처럼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였을 것이다. 김영태 시인이 이 그림을 보고 ‘소’라는 시를 썼다. “죄 없는 소나 그렸지, 그런데 그 소가 지금 수근… 이라고 슬프게 말한다.” 이중섭만 소를 그린 게 아니다. 서울 송파구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다시 보다: 한국근현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