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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자연] 작은 꽃봉오리 피우는 도라지, 돌밭서도 잘 자라요

바람아님 2015. 10. 8. 10:24

(출처-조선일보2015.10.08 박윤선 생태 교육 활동가)


[그림으로 보는 자연] 작은 꽃봉오리 피우는 도라지, 돌밭서도 잘 자라요

두릅, 미나리, 달래, 도라지…. 이 채소들의 공통점은 무얼까? 바로 이름이 순우리말이란 점이야. 
지금이 제철인 도라지는 어떻게 이런 이름을 갖게 된 걸까? 도라지는 돌밭처럼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 그래서 '돌'이란 말과 꽃을 예쁘게 피워 '작고 귀엽다'는 뜻의 '아지'란 말을 합쳐 '돌아지', 
이게 발음하기 쉽도록 '도라지'가 되었을 거야.

도라지는 우리나라 산과 들 곳곳에서 흔히 자라. 
여름에 흰색, 보라색 도라지꽃이 무리 지어 핀 걸 본 적 있지? 
푸르스름한 보랏빛은 자연에서 보기 흔치 않아 눈에 잘 띄어. 
하늘을 향해 피어 있는 별 모양 꽃도 참 예쁘지. 
도라지꽃은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지만, 꽃잎이 막상 하나로 되어 있는 통꽃이야. 
나팔꽃처럼 말이야. 꽃 한가운데에는 하얀 암술이 있는데, 암술 끝도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어 
마치 꽃 속에 꽃이 핀 것 같아. 도라지에선 숫자 5를 발견하기가 쉬워. 
꽃과 암술 끝만 다섯 갈래가 아니라, 꽃받침도 다섯 갈래, 씨방도 다섯 실, 수술도 다섯 개야.

도라지
▲ /그림=이재은(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채소'}
도라지꽃은 꽃봉오리일 때도 귀여워. 꽃봉오리가 부푸는 모습이 하늘을 나는 기구를 닮았거든. 
그래서 영어 이름이 'Balloon Flower'야. 
초록 꽃봉오리가 점점 꽃 색깔로 바뀌며 부풀게 되는데, 꽃받침까지 갖춘 모습은 왕관 같기도 해. 
꽃받침은 꽃이 지고 열매가 다 익을 때까지 달려 있지. 달걀 모양 열매가 다 익을 때쯤엔 꽃받침도 
갈색으로 변하지만. 열매는 끝이 뾰족해서 세로로 찢어 보면 튤립하고 비슷해. 
그 안에 아주 작고 까만 씨앗이 잔뜩 들어 있지.

도라지 잎은 어긋나며 달린단다. 잎 가장자리는 뾰족뾰족 톱니처럼 되어 있어. 
도라지 잎은 앞뒷면 색깔이 달라. 햇빛을 잘 받는 앞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회색이야. 
도라지는 키가 40~100cm쯤 돼. 줄기는 곧게 자라고, 자르면 끈적거리는 하얀 즙이 나와. 
도라지의 어린 싹이나 잎은 나물로 먹기도 해. 데쳤다가 물에 헹구어 쓴맛을 빼고 무쳐 먹지. 
줄기의 연한 부분도 먹어. 하지만 도라지는 주로 뿌리를 먹어. 뿌리는 굵고 짧게 자라. 
날로 먹거나 나물로 만들어 먹어. 물에 달여 마시기도 하고, 꿀이나 설탕에 재어 두었다가 
그때그때 물에 타 먹기도 해. 꿀을 섞어 약한 불에 졸였다가 말려서 도라지 정과도 만들어.

옛날 도라지는 흉년이 들어 양식이 모자랄 때 먹는 구황 작물이었어. 
도라지를 충분히 삶아 쓴맛을 빼고 나서 모자란 밥에 섞어 먹었지. 
어려울 때만 먹은 건 아니야. 조선시대 궁궐에서 연회를 베풀 때도 도라지로 음식을 했어. 
또 16세기에는 도라지로 장을 담갔다는 기록, 18세기에는 도라지에 양념을 발라서 구워 먹었다는 
기록, 19세기에는 도라지나물 요리법에 대한 기록도 있어. 무엇보다 도라지는 예부터 약으로 많이 
쓰였어. 인삼의 주요 성분 가운데 하나인 사포닌이 많이 들어 있거든. 
'동의보감'에도 도라지로 병을 다스린다고 쓰여 있어. 


내 사진 - 도라지 꽃

(2014-0704 일산호수공원의 야생화단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