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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 19세 소녀, 잠결에 도보와 버스타고 14km 이동

바람아님 2015. 10. 29. 00:32
서울신문 2015=10-28

심각한 몽유병에 걸린 여성이 잠결에 무려 14km를 이동한 믿기힘든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미국 CBS등 현지언론은 콜로라도주 제퍼슨 카운티에 사는 테일러 감멜(19)이 잠결에 도보와 버스를 타고 14km 떨어진 삼촌집을 찾아갔다고 보도했다.


다소 믿기힘든 이 사건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아침 6시 한 통의 신고전화로 알려졌다. 이날 아침 테일러의 아버지는 방문을 열어둔 채 사라진 딸을 발견하고 주위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딸은 신발도 신지 않은 채 휴대전화와 지갑 등을 모두 놓고 잠옷복장으로 사라진 후였다.


이에 깜짝놀란 아버지는 곧바로 실종신고를 했고 강력사건을 의심한 경찰은 경찰견을 동원해 테일러의 흔적을 쫓기 시작해 약 5km 떨어진 버스정류장에서 냄새가 끊긴 사실을 확인했다. 곧 테일러가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경찰은 곧 지역언론을 통해서도 대대적으로 실종사건을 전파했고, 신고가 접수된 지 3시간 후인 오전 9시 그녀가 집으로 왔다는 삼촌의 전화가 오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현지언론은 "다행히 테일러는 별다른 부상은 입지 않았으며 삼촌 집에 거의 다 와서야 잠이 깼다고 진술했다" 면서 "몽유병 환자로는 아마도 최장거리 이동기록일 것" 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몽유병에 얽힌 사건사고는 의외로 많다. 지난 2013년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에 사는 몽유병에 걸린 한 남자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 자신의 다리에 총을 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노르웨이의 4살 소녀 티아 헬레나 로버트슨(4) 역시 집에 불이 난 꿈을 꾼 뒤 꿈에서 깨지 않은 채 5㎞ 가까이 걸어간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3월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 더럼 법원에서 열린 재판은 몽유병 사건의 결정판이다. 당시 자식 살해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법정에 선 피고 조셉 미첼(50)은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를 평결받았다. 이유는 사건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로 잠도 잘 이루지 못해 몽유병을 얻은 미첼이 자신도 모르게 자식을 살해했으며 사건 자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변호인의 주장을 배심원단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박종익 기자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