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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호주의 선회땐 중국만 '어부지리'..국제경제 영향력 확대

바람아님 2016. 11. 14. 00:06
연합뉴스 2016.11.13 17:05

中, TPP 폐기 틈타 RCEP 추진 박차..중국도 TPP 폐기 환영 "中 수출업체의 미국 의존도 낮아져 트럼프 효과 미미할 것"

中, TPP 폐기 틈타 RCEP 추진 박차…중국도 TPP 폐기 환영

"中 수출업체의 미국 의존도 낮아져 트럼프 효과 미미할 것"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보호무역주의와 내수중심 경제로 선회할 경우 중국이 어부지리 격으로 국제경제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트럼프의 당선으로 13일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자 중국은 자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TPP는 미국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에는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외교·안보적 의미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집권 후 TPP를 탈퇴하겠다고 공공연하게 주장해왔다.


중국은 TPP에 맞서 한국, 일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16개국이 참여한 RCEP를 추진해왔고, 트럼프 당선으로 TPP 폐기가 기정사실로 되자 오는 19∼20일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RCEP의 타결을 밀어붙일 방침이다.


이 밖에도 중국 국영 기업들도 트럼프의 당선을 틈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은 최근 100여 개국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이에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보호무역주의와 내수활성화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이 쥐고 있던 세계 경제의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을 떠받치고 있는 TPP가 폐기될 경우 중국이 미국의 희생을 토대로 모든 무역 이익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도 TPP의 폐기는 무역협정 간의 공백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해 "다른 국가들이 그 공백을 메우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의 당선으로 '한때' 긴장했던 중국은 TPP의 사실상 폐기를 반기는 모습이다.

홍콩과학기술대의 리시 교수는 "트럼프의 당선은 어느 정도 세계화가 후퇴함을 의미한다"면서도 "중국에는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주요수출국인 중국철강업체 관계자들도 "중국은 TPP 폐기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중국을 위해 좋은 일이다"라며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최근 중국에 매우 우호적이다"라고 밝혔다.

애초 중국은 중국과의 무역이 불공정하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약속한 트럼프가 당선되자 중국 경제가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경제 침체로 중국 수출업체들의 미국 의존도가 크게 줄면서 트럼프 당선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중국 상품이 경쟁력을 얻었다는 트럼프의 주장과는 달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현재 위안화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가 공약대로 중국산 수출품에 고관세를 부과하더라도 결국 위안화 가치가 떨어져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산시펀웨이에너지컨설팅의 석탄 분석가인 쩡하오(曾浩)는 "트럼프의 당선이 위안화 가치 절하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