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16.01.16
어떤 사람은 연인이나 아내가 자신의 퇴행적 행동을 인정하고 보살펴주기를 바란다. 밖에서는 점잖게 행동하고는 집으로 돌아와 분노와 짜증을 터뜨리면서 그 감정을 받아주기 바란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칭찬, 찬미하면서 나르시시즘을 비춰주는 상대를 원한다. 그런 이들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특별한 이미지를 완성시키는 그림 조각이 되기를 바란다. 마님처럼 떠받들고 살 여자를 선택해서 스스로 삼돌이가 되는 남자 역시 이 부류에 속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상대방과 완벽하게 한마음, 한 몸이 되는 공생 관계를 소망한다. 늘 연인과 함께 머무르기를 원하고, 상대방이 자신과 똑같은 의견, 취향을 갖기 바란다. 이 분류는 미국 심리학자 제임스 F 매스터슨의 제안이다. 그는 『참자기』라는 책에서 “모든 성격 특성에는 사랑에 대한 나름의 왜곡된 해석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후배 여성이 남자 선택 기준을 물을 때 피해야 할 남자에 대해 말해주는 쪽이 쉽다. 여자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남자, 항상 자기 말을 따르기 바라는 남자, 사물에 대한 수집 취미가 있는 남자 등을 피하면 된다고. 저 위에 예시된 사례들이다. 남자가 여자를 선택할 때 조심해야 하는 요소 역시 동일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라는 지시어는 실은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성격 특성상의 분류이다.
김형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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