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닷컴 2016.02.22 도쿄=김수혜 특파원)
['한반도 외교' 새 판을 짜자] [8] 일본 前 안보특보 오카모토
일본 외교 전문가 오카모토 유키오(岡本行夫·71·사진)씨는 19일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미 확실한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국가 목표'로 설정했다"면서 "앞으로 소형 핵탄두를 장착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해 미국 서해안을 타격할 수 있게 될 때까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결코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이즈미 내각과 하토야마 내각에서 안보 특보를 지냈고
현재 국제문제 전문 싱크탱크를 운영 중이다.
그는 "북한이 불과 2~3년 안에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갖출지 모른다는 걸 미국은 최근에야 뒤늦게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미사일이 미국 서해안에 닿을 수 있다는 건 유럽 대부분이 사정권 안에 들어간다는 의미"라면서
"북한이 그런 단계에 올라서면 (지금까지의 지위와 전혀 다른) 강력한 핵보유국으로 자리 잡게 되며, 더 이상 체제 존속을
위해 외부에 구걸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했다.
오카모토씨는 "국제사회가 어떤 대화의 틀을 제시하건 북한이 생각을 바꾸게 할 순 없다"면서
"이제라도 강력한 제재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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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해결 誤判, 카터·올브라이트 訪北이 결정적"
(출처-조선닷컴 2016.02.22 도쿄=김수혜 특파원)
[北 핵·미사일 파장]
['한반도 외교' 새 판을 짜자] [8] 일본 前 안보특보 오카모토
"핵 포기 설득할 수 있다는 장밋빛 희망 안고 돌아와 美, 미지근한 제재 수단 의존
장기적이고 일관된 전략으로 2005년 BDA 제재처럼 작심하고 北 돈줄 졸라매야"
"북핵 개발을 막으려는 노력이 왜 실패했느냐. 답은 간단하다. 이제껏 미지근한 수단만 썼으니까. 특히 미국이 그랬다."
19일 도쿄에서 만난 일본 외교 전문가 오카모토 유키오(岡本行夫·71)씨는 북핵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결정적으로
오판(誤判)한 시점으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같은 사람들이 북한을 방문한 뒤
장밋빛 희망을 안고 돌아온 클린턴 정권 시절'을 꼽았다.
그가 말하는 '장밋빛 희망'이란 '말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설득할 수 있다는 시각'을 가리킨다.
한국 정부도 그때 '햇볕정책'을 펼쳤다.
그는 1945년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나 히토쓰바시대학을 졸업하고 23년간 외교관으로 일했다. 1991년 외교 전문 싱크탱크
'오카모토 어소시에이츠'를 세우고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머티리얼 등 여러 대기업에 국제 관계를 조언해왔다.
―일을 키운 게 미국이라고 했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가.
"미국은 북한에 대해 장기적이고 일관된 전략이 없었다.
1990년대부터 미국에서는 북한에 지상군을 투입해 싸운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해결만 바랐다.
국제사회가 어떤 틀을 제시하건 북한은 핵 보유국이 되겠다는 국가 목표를 수정하지 않는다.
미국에는 그런 인식이 결여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적을 몰랐고 얕봤다는 얘긴데, 또 다른 결정적 오류로는 무엇이 있나.
"(한·미·일이 느끼는) '위협'의 개념이 서로 달랐다.
가령 북한 때문에 일본이 느끼는 안보 위협은 1994년 노동미사일 발사 이후 지금까지 근본적으로 변한 게 없다.
북한이 그 뒤에 발사한 대포동미사일은 일본보다 먼 곳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북한의 분리 전략에 말려선 안 된다.
(미·일이 느끼는 위협의 정도가 각자 달랐기 때문에) 미·일은 북한에 좀더 강한 제재를 부과하지 않았다. 소프트했다."
―당신은 '미국이 강하게 나서면 아직 북핵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나라가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란 뜻인가?
다들 '중국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데.
"미국은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북한 자금을 동결했다.
북한의 행동이 미국의 통화정책을 위협한다고 판단해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조치는 그때뿐이었다.
미국이 좀 더 일찍 강하게 나갔다면 북한은 진작 핵 개발 노력을 대폭 축소하거나 중단했을 것이다.
앞으로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은행 때처럼) 북한의 돈줄을 졸라매겠다고 작심하고 임해야 한다.
인적 교류와 군사 기술 전파도 끊어야 한다."
―일본은 조총련의 대북 송금을 끊고 인적 교류를 막았다. 이런 조치와 별도로 일본이 장기적으로 취해야 할 전략은.
"미사일 요격 능력을 중심으로 방위력을 높여야 한다.
북한의 행동이 위험할 뿐 아니라 세계의 안정을 깨뜨릴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미국과 완전한 의견 일치를 이뤄야 한다.
한·일 관계도 좋아져야 한다. 북한은 자기네가 도발해도 한·일이 단결해서 대응하지 못할 거라고 본다.
그 생각을 바꿔놓아야 한다. 냉전 붕괴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소련이 아무리 핵미사일을 쏴도 미국이 인공위성으로
요격할 수 있다는 걸 알고 '군사력으론 미국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김정은이 '북한이 도발해도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도발 가능성이 줄어든다."
―한·미·일은 대북 제재에 나섰지만 중국은 아직 잠잠하다. 중국이 과연 힘을 보탤까.
"국제사회가 반드시 북핵을 저지하겠다고 일치단결하면 막을 수 있다. 물론 중국은 앞으로도 애매하게 나올 것이다.
중국은 아직도 자기네가 (핵을 가진) 북한을 컨트롤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한반도에 자유롭고 강하고 민주적이고, 미군이 있는 통일 한국이 들어서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위협적이다.
그래도 최소한 중국이 북한에 '중국은 북한의 부유하고 강력한 친구'라는 인상은 더 이상 못 주게 해야 한다.
또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이 강력하게 작동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북한이 핵 보유국이 된다고 치자.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도 핵이 있지만 아직 핵전쟁은 없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상대방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려고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의 경우 공개적으로 핵 보유를 인정한 적은 없지만 '막강한 아랍 군사력에 맞서 이스라엘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길은 핵무장뿐'이라는 논리를 댄다. 북한은 그들과 다르다."
―왜 북한이 더 위험한가.
"김정은의 논리는 '자위를 위해 핵을 갖겠다'는 것이 아니다.
북한은 핵무기가 국제사회에 맞서 자기네 정치적 의지를 관철하는 수단이라고 본다.
자위 목적 핵무장보다 더욱 공격적인 동기(動機)다.
또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은 모두 선거가 있는데 북한은 선거가 없다.
봉건적인 리더 한 사람이 국가의 운명을 정하는데 그 사람이 잔인하고 의심이 많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만 하고)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한국에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다면 한국도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국민 감정은 잘 모르겠지만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다. 왜 핵이 필요한가?
한국은 일본과 정확히 똑같은 조건이다."
오카모토 유키오씨 ? 일본 외교 전문가 오카모토 유키오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이 2~3년 안에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도 뒤늦게 깨달았다”며 “강력한 제재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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