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문화논단>文·金 공조가 한·미 동맹보다 우선인가

바람아님 2018. 10. 27. 06:48
문화일보 2018.10.26. 14:40


정부가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한 판문점선언 군사 분야 이행 합의서, 평양공동선언의 합의서 비준, 남북한 철도 연결 등 일방통행식으로 앞서가 미국과 삐걱거리는 파열음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이로 인해 제재를 무시하고 북한을 마치 동맹 이상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듯해 안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를 국회의 동의 없이 행정부만의 비준 절차를 거친 것과 관련, ‘위헌 소지가 있는 데다 한·미 동맹을 무시한 일방통행식’이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를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할 때 “대북 제재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프랑스가 이 같은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줄 경우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과 생산 시설의 폐기뿐만 아니라, 현재 보유 중인 핵무기와 핵물질 모두를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 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 가능한(CVID) 프로세스가 시작되기를 희망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만난 외국 국가원수들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현 정부 들어 북한이 주적(主敵)이라는 말이 아예 사라지고 있지만, 북한은 분명히 제1의 위협 세력이다. 비핵화 제재에 북한의 동맹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 공조를 와해시키는 와중에, 북한 동맹과 같은 말을 대외적으로 하는 것은 국제 공조를 스스로 허무는 행위나 다름없다.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국제 공조가 우선이다.


얼마 전 평양에서 열린 ‘10·4 공동선언 11주년’ 기념행사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방북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그의 일행 앞에서 “김대중 선생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서 통일 위업 성취에 남녘 동포도 힘을 합쳐 보수타파 운동에 동참” 운운했다. 이 대표는 북한 정치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정권을 빼앗기면 또 못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 있는 한 절대 안 뺏기게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며 보수 진영을 남북 공동의 적(敵)으로 보는 듯이 말했다 .


아웅산폭파사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1·2차 연평해전 등 수많은 무력 도발을 일삼은 북한 정권보다 어떻게 보수 세력이 더 타파의 대상이 되는가? 최근 북한 노동신문은 ‘남녘 땅 곳곳에서 경애하는 원수님을 전설 속의 천재, 소탈하고 예절 바르신 지도자, 덕망 높으신 지도자 등으로 칭송하는 목소리가 그칠 새 없이 울려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치 한국민이 김정은 정권을 흠모하는 양 호도하고 있다. 북한 정권 창건 이래 김씨 체제 유지를 위해 수많은 도발로 많은 우리 국민이 희생돼 그들의 영령이 구천에서 떠돌고 있고, 그들의 유가족도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또, 이 대표와 함께 방북했던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북한은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가족주의적인 나라”라며 “핵 개발 덕분에 북한 경제가 좋아졌다”고도 했다. 북한 선전선동부 요원이 하는 말인지 분간이 안 된다. 이 말은 ‘한국전쟁의 기원(The Origins of the Korean War)’을 쓴 미국 좌파학자 브루스 커밍스가 북한 사회를, 수령은 인민의 호주로 주민은 수족으로 한 가부장적 유교 집단으로 보는 ‘가족 중심적 조합주의’라고 보는 커밍스 이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말들은 우리 내부 분열이나 동맹을 해치는 언행인 만큼 자제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