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3.16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
[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왜 남이 더 행복해 보일까
행복, 하다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
"얼마나 행복하세요?"
인간의 행동과 의사결정 연구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인지과학자 대니얼 카너먼에 따르면
사람들이 가장 답하기 어려워하는 질문 중 하나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는 쉽게 답하면서도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는 잘 모른다고 한다.
"모든 인간은 행복을 원하지만 행복에 이르려면 먼저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라고 프랑스 철학자 장 자크 루소를
인용하며 시작하는 이 책 '행복, 하다: 승려가 된 과학자 마티외 리카르의 행복론'(현대문학)은 철학과 심리학, 사회학,
뇌과학을 아우르며 행복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인 마티외 리카르는 달라이 라마의 불어 통역관으로 일하고 있는 티베트 불교의 승려지만 원래 세포유전공학을
전공했던 과학자다. 그렇기에 행복과 관련된 여러 과학적 실험도 함께 소개된다.
태어날 때부터 더 행복할 수 있는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는가?
돈이 더 많고 부유하게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할까? 남들보다 더 아름답거나 더 지능이 뛰어나면 더 행복한 사람일까?
"나는 이렇게 힘든데 왜 남들은 다 행복하게 잘 살까?"
행복, 하다 : 승려가 된 과학자 마티외 리카르의 행복론
마티외 리카르 지음/ 백선희 옮김/ 현대문학/ 2012 / 422 p
224.8-ㄹ962ㅎ/ [정독]인사자실(2동2층) / [강서]2층
스스로의 행복은 가늠하기 어려운데 타인의 행복은 너무나 쉽게 평가된다.
우리의 무의식은 늘 나와 타인을 비교하고 있고, 돈·지능·미모와 같은 척도에 따라
상대의 행복도를 제멋대로 결정해버린다.
특히 요즘처럼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이들의 삶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풍부한 세상 속에서는 늘 타인이 나보다 행복해 보인다.
저자 리카르가 책에서 소개하는 연구들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높은 상관관계가
있을 거라 생각하는 그 어떤 요인도 행복을 결정짓는 데 사실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
삶 전체의 긴 기간을 놓고 행복을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인은 바로 우리의 뇌가 세상 속에서 타인과 자신을 인지하는 방식, 그리고 공감 능력이다.
즉, 자기 자신 안에서 행복의 씨앗을 찾을 줄 아는 뇌가, 그리고 다른 사람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느껴줄 줄 아는 뇌가
더 행복하다는 말이다.
세상 만물은 홀로 존재할 수 없기에 참된 행복은 함께할 때 우러난다는
저자의 말이 깊이 와 닿는다.
블로그내 같이 읽을 거리 : [이동귀의 심리학이야기] 이웃·가족에 따뜻하게 도움 건넸던 사람, 더 오래 살았죠 |
'人文,社會科學 > 科學과 未來,環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미있는 과학] 개나리 폈는데 벚꽃은 아직… 피는 시기 다른 이유는? (0) | 2019.03.21 |
---|---|
[나해란의 뇌과학 교실] 초미세 먼지, '철통 보안' 뇌 방어막까지 뚫고 들어간대요 (0) | 2019.03.21 |
[이동귀의 심리학이야기] 이웃·가족에 따뜻하게 도움 건넸던 사람, 더 오래 살았죠 (0) | 2019.03.16 |
[나해란의 뇌과학 교실] 우리 장 속엔 '행복 호르몬' 만드는 미생물도 있답니다 (0) | 2019.03.14 |
[이동귀의 심리학이야기] 맨얼굴보다 마스크 썼을 때, 더 끔찍한 범죄 저지른대요 (0) | 2019.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