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1. 12. 04. 00:01
연상호 감독의 ‘지옥’은 몇 날 몇 시에 죽음을 예고한 천사의 말이 실제 백주 대낮, 지옥의 사자들에 의해 시연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흥미로운 건 이 황당한 설정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죄를 지었으니 지옥에 가야 한다’는 인과론에 우리가 100퍼센트 공감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딱히 큰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지옥에 가는 사람이 생기면서부터다. 지은 죄가 없는데 지옥에 가야 한다면 사람은 어떻게 될까. 음주 운전 차량에 남편을 잃었을 때, 어린 딸이 말기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우리는 생각한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시간이 지나고 비극이 선명해지면 더 복잡한 질문이 우리를 파고든다. 대체 이런 일이 왜 ‘내게’ 생겼을까? 단언컨대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이보다 두려운 질문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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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의 말과 글] 지옥에 대하여
[백영옥의 말과 글] [229] 지옥에 대하여
연상호 감독의 ‘지옥’은 몇 날 몇 시에 죽음을 예고한 천사의 말이 실제 백주 대낮, 지옥의 사자들에 의해 시연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흥미로운 건 이 황당한 설정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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