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1.17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미국 역사화가 존 트룸벌(John Trumbull·1756~1843)의 '미국 독립 선언'은 1817년 미국 의회로부터 주문을 받아
2년 뒤 완성된 이래 지금까지 미국 국회의사당 중앙 원형홀에 걸려 있는 그림이다.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북미의 13개 주 대표들이 독립을 선언한 날은 1776년 7월 4일이다.
따라서 이 그림도 흔히 7월 4일 모습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는 그 전에 선언문을 작성한 다섯 사람이 대륙회의 의장에게 초안을 전달하는 장면이다.
존 트룸벌(John Trumbull·1756~1843), 미국 독립 선언, 1817~19년, 캔버스에 유채, 366×549㎝, 워싱턴 DC 미국국회의사당 소장. |
트룸벌은 독립선언서에 서명했던 이들 중 42명을 화면에 빼곡하게 채우고 각각의 얼굴을 사진처럼 정확하게 묘사했다.
이를 위해 화가는 그들 모두를 직접 만나 그림을 그렸고, 본인을 만나지 못했을 경우에는 꼭 닮았다는 아들이라도
앞에 두고 스케치를 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인물 중 가장 두드러지는 한 사람, 화면의 가운데서 빨간 조끼를 입고
문서를 내밀고 서 있는 사람이 토머스 제퍼슨이다.
그는 초안의 대부분을 저술했고, 이후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 됐다.
트룸벌은 제퍼슨과 친한 친구이기도 했지만, 그의 삶을 보면 미국이라는 국가의 탄생을 기록하는 역사적 과업에 걸맞은
트룸벌은 제퍼슨과 친한 친구이기도 했지만, 그의 삶을 보면 미국이라는 국가의 탄생을 기록하는 역사적 과업에 걸맞은
인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초기 청교도 이민의 자손으로 태어나 독립전쟁에 참전해 조지 워싱턴 장군 휘하에서 복무했고
퇴역한 후 런던에서 미술 공부를 하던 시절에는 영국군 장교가 미국에서 처형당했다는 이유로 옥살이를 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그림을 다시 한 번 잘 들여다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그림을 다시 한 번 잘 들여다보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바로 '행운의 지폐'라고 널리 알려진 2달러짜리 미화의 뒷면을 장식한 게 이 그림이다.
실제 지폐를 드릴 수는 없지만,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올 한 해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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