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歷史·文化遺産 995

[책볼래]'지식혁명' 구텐베르크 인쇄술…78년 앞선 '직지'

CBS노컷뉴스 2024. 7. 26. 06:03 인류의 스포츠 제전 올림픽이 파리에서 26일 개막한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파리시를 비롯해 프랑스 전역에서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린다. 파리시에서 약 500㎞ 떨어진 옛 신성로마제국의 땅이자 서 라인강을 끼고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프랑스 7대 도시 스트라스부르는 유네스코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4월 23일)을 기념해 매년 선정하는 '2024 세계 책의 수도(World Book Capital)'이기도 하다.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된 도시들은 국경을 넘어 모든 연령과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책과 독서를 장려하고 그 해의 활동 프로그램을 조직한다. 2001년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24개 도시가 선정됐고, 한국은 2015년 인천이 선정된 바 있다...

"유신의 아이들"이 "김일성의 아이들"로 거듭났던 까닭은?[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7. 6. 07: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극(極)과 극은 대체로 상통한다. 극우(極右)와 극좌(極左)는 쉽게 공명한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도가(道家) 사상이 법무불위(法無不爲, 법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의 법가(法假) 사상을 낳았다는 학설이 있다. 독일 제3 제국의 나치즘과 구소련의 스탈린주의는 전체주의적 쌍둥이(totalitarian twins)였다는 주장도 있다. 양극단의 한 뿌리를 직시하지 못하면 정치 현실의 부조리와 모순을 설명할 길이 없다. 1960-70년대 대한민국에서 철저한 반공교육을 받고 자랐던 세대가 1980~90년대 대학가에서 소위 “주사파”로 돌변했던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1980~90년대 한국 대학가의 학생운동은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시카고대학의 친북 교수, “조선의 주자학이 김일성 주체사상으로”[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6. 15. 07: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외교적 고립과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북한 정권이 철권 통치를 유지할 수 있는 비밀이 조선 주자학(朱子學, 신유학, Neo-Confucianism)에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인 역사학자가 있다. 바로 미국 시카고대학 역사학과의 명예교수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 1943- )다. 1980년대 그는 한국전쟁 관련 수정주의 이론으로 반미자주파 운동권의 정신적 스승으로 군림했고, 그 덕분에 2007년 “후광 김대중 학술상”의 제1회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커밍스는 과연 어떤 논리로 북한 정권의 존속을 설명할까? 아래 그의 주장을 살펴보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이하 북한)은 일면 마르크스..

“한반도의 주인을 일본에서 공산주의자로 교체하게 둘 수 없다”

조선일보  2024. 6. 8. 00:56 전봉관 KAIST 디지털인문사회과학부 교수 [아무튼, 주말] [전봉관의 해방 거리를 걷다] 끝내 무산된 통일정부 노력 이승만 ‘單政 발언’의 진실 1945년 12월 28일, 모스크바에서 공포된 미‧영‧소 3국 외상(外相)의 협정(모스크바협정)은 “한국에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미‧소‧영‧중 4국이 최대 5년간 신탁통치를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남북한 정당‧사회단체의 협의에 의해 구성되는 임시정부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주한 미군‧소련군 사령부로 구성되는 미소공동위원회(미소공위)를 창설하고, 2주 안에 양측 대표자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모스크바협정이 알려진 직후부터 남한에서는 반탁운동이 거국적으로 일어났다. 1946년 1월 2일, 조선공산당을 위시한..

거짓, 과장, 허언, 선동····· 어느 “국뽕” 한국사 강사의 마지막 수업[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6. 1. 00:1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며칠 전 서울 사는 한 지인이 물어왔다. 현재 100만 이상의 구독자를 가진 한 “입 큰(big mouth)” 한국사 유튜버가 “조선시대”가 “일제 강점기” 때보다 훨씬 더 살기 좋았다면서 조선의 노비제까지 적극적으로 옹호했다고 한다. 그 유튜버가 조선 500년을 통틀어서 양반 주인이 노비를 살해한 기록이 10건 이상 나오면 강의를 그만두겠다고 공언했다며 지인이 물었다. “조선왕조 500년에 정말 그런 기록이 없나요?” 그 유튜버의 주장은 역사학의 기초 상식을 모르는 자의 아둔한 발상이다. 노비는 전답, 가옥, 가축과 더불어 조선시대 양반가의 4대 재산이다. 인류사에 스스로 자기 집에 불을 놓은 광인(狂人)이 과연 몇이나 되..

조선왕실의 '파묘'·궁녀에게 하사한 밭…서울에 남은 조선 역사

연합뉴스  2024. 5. 24. 07:12 신병주 교수가 쓴 '서울의 자서전'  "하늘에 계신 혼령이 오르내리며 편안히 계시는데 하루아침에 새 능으로 다시 선정하면 옮겨 모시는 즈음에 도리어 미안한 뜻이 있을까 염려됩니다." 1559년 4월 24일 간원(諫院)이 명종(재위 1545∼1567)에게 아뢰었다. 선왕인 중종(재위 1506∼1544)의 무덤을 옮기는 일을 멈춰달라는 뜻에서다. 그러나 왕은 뜻을 꺾지 않았고, 중종의 무덤인 정릉은 경기 고양에서 서울 강남으로 옮겨진다. 왕릉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무덤을 파내는 파묘(破墓) 또한 행해졌다. 훗날 사관은 중종의 세 번째 왕비인 문정왕후를 언급하며 "중종이 장경왕후와 같은 원침(園寢·무덤)에 있는 것을 꺼리어 급히 옮기도록 하고, 죽은 후에 같은 무덤에..

한국 정치를 망치는 주자학적 명분론[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5. 11. 01: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하나의 유령이 한반도를 배회하고 있다. 주자학(朱子學)이라는 유령이. 조선 왕조 500년 명실상부 국교(國敎)로 숭상되며 조선 지식층의 정신세계를 지배했던 주자학적 사유체계는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곳곳에서 강력한 문화적 관성을 발휘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인 대다수는 주자학과 무관하다며 반발하겠지만, 문화란 핏속에 잠복하는 바이러스 같아서 의식 깊숙이 잠재돼 있다가 조건만 갖춰지면 사회심리학적 병증을 드러낸다. 군자-소인의 이분법에 근거한 주자학적 명분론은 권력을 쥐고 휘두르는 위정자들에겐 언제나 달콤한 유혹이다. 잘못된 정책으로 민생을 파괴해도, 엉터리 법안으로 국가 재정을 파탄 내도, 극렬한 당쟁으로 헌정사를 중단시켜도 ..

[윤주의 이제는 국가유산] [1] 화엄매, 그 꽃 진 자리

조선일보  2024. 5. 9. 00:24 바람결에 달려온 향긋한 꽃내음이 좋다. 아까시 꽃이 건네준 호사다. 하지만, 꽃의 아름다움도 한 시절이다. 하여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방방곡곡 꽃 대궐을 만든 춘삼월의 꽃이 지고 여름꽃이 피어나는 오월, 꽃 진 자리가 보고픈 나무가 있다. ‘구례 화엄사 화엄매’. 꽃피는 시기에 큰 인기를 얻는 매실나무다. 오랫동안 각황전 홍매화로 불리다가 올해 문화재청에서 ‘자연유산 천연기념물’로 확대 지정되었다. 들매화라 불리는 매실나무와 함께 ‘화엄매’란 특별한 이름도 얻었다. 이즈음 화엄매는 신록의 향연을 펼친다. 꽃핀 모습으로 널리 알려진 만큼 꽃 진 후는 좀 생경해 보인다. 여느 나무와 마찬가지로 무성한 나뭇잎이 묘묘하게 뻗친 나뭇가지를 감싸고 있다. 홍매화 화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