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歷史·文化遺産 995

‘이승만 죽이기’ 60여 년, ‘팩트’를 지어내는 역사가들[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2. 11. 10:00 수정 2024. 2. 11. 14:10(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한 유명 교수(역사학자)가 2년 전 어느 대중 강연에서 1952년 최초의 국민 직선제로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제2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당시에 문맹률이 높은데 누가 기호 1번 차지하느냐가 되게 중요하거든요. 이승만 대통령이 기호 1번이에요. 당연히 (당선)되는 겁니다. 이건 뭐, 기본적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강한 권력을 차지하게 되는 거고요······.” 이 역사학자는 이날 강의에서 김구도 김규식도 없는 1952년 상황에서 국민이 아는 정치인이라곤 이..

[이숙인의 조선가족실록] 본처에겐 데면데면, 젊은 첩 죽자 “훗날 자네 곁에…”

중앙일보 2024. 2. 9. 00:33 이괄의 난 진압한 이시발의 사랑 동갑 정실 민씨와는 애정 부족 첩 이씨는 재색 겸비한 이상형 이씨 죽자 눈물의 제문 직접 써 민씨 묘지명은 최립에게 부탁 후손들 민씨 곁에 이시발 묻어 지금과 다른 적서 관념의 단면 “자네는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는가. 내 늘 자네에게 말했지, 나보다 열여섯 살 적으니 뒤에 죽어야 한다고. 자네는 또 ‘내가 먼저 죽길 원하오’라고 했지. 사생(死生)은 인연 따라 정해지고 명(命)에는 운수가 있다지만 자네가 어떻게 나보다 먼저 죽을 수 있단 말인가.”(제측실문·祭側室文) 벽오(碧梧) 이시발(李時發, 1569~ 1626)이 눈물로 쓴 아내 제문의 도입부다. 이시발은 문관이면서 병법에도 탁월하여 이괄의 난을 진압했고 후금(後金, 청나라)..

“‘김일성의 아이들’아, 이승만의 ‘건국 전쟁’ 보러 가자!”[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2. 3. 02: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김일성의 아이들”을 위한 영화 “건국 전쟁” 1980년대 대학에 들어가 마르크스 추종자가 되고 “김일성의 아이들”로 거듭났던 86세대 운동권들은 날마다 머릿속으로 이승만을 형틀에 묶어두고 “미제 꼭두각시 남북분단 원흉”이라며 돌팔매질 해댔다. 해방 전후사에 관한 극좌 편향 역사관에 빠져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했던 주사파 집단은 더더욱 이승만 죽이기에 혈안이 되었다. 그들은 풍문과 헛소문만 듣고서 이승만을 증오하고 조롱했으며, 거짓 선전과 허위 선동을 일삼으며 그의 인격을 살해했다. 그들의 마음속에서 김일성을 향한 숭배심이 자라날수록 이승만에 대한 적개심은 커져만 갔다. 문제는 86세대가 이승만에 관해선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는..

화엄사 홍매화, 천연기념물 지정… “경제적 가치 23억”

동아일보 2024. 1. 25. 03:02 각황전 옆 나무… 숙종때 심어 ‘4대 매화’와 달리 검붉은 꽃 피워 문화재청은 24일 대한불교조계종 지리산 대화엄사(전남 구례·주지 덕문 스님)의 홍매화 1주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이번에 지정된 홍매화는 화엄사 각황전(국보) 옆에 있는 것으로 지정 명칭은 ‘구례 화엄사 화엄매’(사진)다. 화엄사 천연기념물에는 1962년 지정된 지장암 옆 올벚나무(1주)와 2007년 지정된 길상암 앞 매화(속칭 들매화·1주)가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된 각황전 옆 화엄매는 앞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대 매화(순천 선암사 선암매, 강릉 오죽헌 율곡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구례 화엄사 들매화)와 달리 검붉은 꽃을 피우는 유일한 매화”라며 “학술적 가치는 물론이고 많은 국..

[유홍준의 문화의 창] 대한제국의 영빈관, 덕수궁 돈덕전

중앙일보 2024. 1. 18. 00:31 비운의 대한제국 황실의 건축들 중명전, 정관헌, 석조전, 돈덕전 근대사회를 지향한 서양식 건축 르네상스 양식의 우아한 미감 덕수궁은 조선왕조의 5대 궁궐 중 하나로 꼽히고 있지만 기실은 대한제국의 황실 건축이라고 해야 맞다. 1897년 10월 12일 대한제국의 건국이 세계만방에 선포됨으로써 조선왕조는 그때 막을 내렸다. 그리고 대한제국은 1910년 8월 29일 강제 체결된 한일병합조약이 공포됨으로써 종말을 고하였으니 13년간 엄연히 존재했던 황제의 나라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한제국은 무늬만 황제의 나라로 생각하며 흔히는 ‘구한말(舊韓末)’이라고 부르며 1910년을 조선왕조의 마지막으로 기술하기도 한다. 1895년 명성황후가 일제에 의해 시해되는 을미사변에 이어..

[이숙인의 조선가족실록] “아들 일은 해소 못 할 고통” 89세에 손자뻘 왕 앞에서 눈물

중앙일보 2024. 1. 12. 00:35 황희 정승과 그의 자녀들 차남 황보신 부정축재 11년 추방 손자에 화 미칠까 아들 용서 빌어 자녀에겐 관대, 3남1녀 모두 말썽 “영상 자리 안 맞아” 사퇴 간청도 세종과 품격의 정치 보여줬으나 집안 다스리기는 실패 평가 나와 “신의 아들이 장물죄를 범해 관직을 삭탈 당한 지 11년이 되었습니다. 신의 나이 지금 89세이니 죽음이 조석(朝夕)에 달려 있습니다. 늙은 소가 새끼를 핥아 주는 심정이고 보니 아들의 일은 목숨이 다할 때까지 해소되지 못할 고통이옵니다. 부자의 정은 천성인지라 감히 천위(天威)를 범하고 죽음을 무릅쓰며 아룁니다.”(『문종실록』 1년 2월 2일) 아들의 죄를 구원해달라는 구순의 늙은 아버지는 20년을 일인지하(一人之下) 만인지상(萬人之上)..

노예제 국가 북한에 팽(烹)당한 남한 “86세대” 운동권[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1. 6. 02:00(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지난 세밑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은 공식적으로 “우리민족끼리” 전략을 파기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더는 “동족”이 아니라 “미국의 식민지 졸개에 불과한 괴이한 족속들”이라며 그는 북한의 국격과 지위상 함께 통일 논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74년 전 북한은 “민족 해방”의 깃발을 들고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전쟁을 일으켰다. 이제 핵무장을 끝낸 북한의 수령은 남한 사람들이 동족이 아니라며 유사시 핵무기 사용 불사를 선언하고 있다. 김정은이 미국의 식민지 졸개라 부르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잠시 돌아보자. 625전쟁 이래 대한민국은 한미 군사동맹의 엄호 아래서 개방형 수출입국 정책에 따라 파죽지세..

'독립운동가 이승만' 지정에…野 "당장 철회를" 與 "역사 공부하라"

중앙일보 2023. 12. 25. 17:54 수정 2023. 12. 25. 19:04 국가보훈부가 내년 1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선정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의 범죄자를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하다니 국민과 역사 앞에 부끄럽지도 않느냐”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25일 서면브리핑에서 “이승만 국부론의 시작인가”라며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가 선정은 대한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영웅, 그리고 피와 눈물로 쓰인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롱하는 만행”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더 치열하게 역사를 공부해야한다. 아울러 역사에 대해 더 겸손한 자세로 임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