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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죽이기’ 60여 년, ‘팩트’를 지어내는 역사가들[송재윤의 슬픈 중국]

바람아님 2024. 2. 11. 16:22

조선일보 2024. 2. 11. 10:00  수정 2024. 2. 11. 14:10(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20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한 유명 교수(역사학자)가 2년 전 어느 대중 강연에서 1952년 최초의 국민 직선제로 치러진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제2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승만 대통령을 폄훼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당시에 문맹률이 높은데 누가 기호 1번 차지하느냐가 되게 중요하거든요. 이승만 대통령이 기호 1번이에요. 당연히 (당선)되는 겁니다. 이건 뭐, 기본적으로 이승만 대통령이 강한 권력을 차지하게 되는 거고요······.”

이 역사학자는 이날 강의에서 김구도 김규식도 없는 1952년 상황에서 국민이 아는 정치인이라곤 이승만이 유일했으며, 전쟁 중이라 다수 국민은 정치엔 관심이 없었을뿐더러 유권자 대부분은 문맹이어서 누구든 기호 1번을 달고 나오면 당선되는 게 당연했다는 주장을 마구 펼쳐댔다. 이승만이 제2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유는 이승만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 승인도 아니라 국민적 무관심과 무지의 결과였다는 기괴한 해석이다. “독재자 이승만”이 비민주적 속임수로 우매한 대중을 기만하여 독재 권력을 연장했다는 86세대 좌편향 학자들의 전형적인 논법인데, 과연 학술적 타당성이 있을까?

서울대학교 유명 역사학자의 발언이라 무조건 믿고 본다면 큰 오산이다. 세상에는 정치 편향에 휘둘려 현실을 왜곡하고 문서를 곡해하는 역사학자들이 수두룩하다. 역사 서술에서 악마는 잠복한 바이러스처럼 언제나 디테일 속에 똬리 틀고 있다. 그 악마를 찾아내기가 그다지 어렵지도 않다. 인터넷 검색창에 “제2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라는 검색어만 넣고 클릭하면 관련 사실이 줄줄이 굴비처럼 엮여 나온다.

1952년 8월 5일 전쟁 와중에 치러진 제2대 대한민국 정·부통령 선거에서 기호 1번을 달고 출마한 대통령 후보는 이승만이 아니라 조봉암(曺奉岩, 1898-1959)이었다. 이승만은 기호 2번이었다. 또한 전쟁 상황이었음에도 전국 투표율은 88.09%에 달했다. 사상 처음 치러지는 직선제 대통령 선거에 국민 다수는 적극적으로 참여했음을 증명하는 놀라운 수치다..... 1번을 달고 출마한 조봉암의 선거 포스터도 수없이 발견된다. 

그럼에도 대중 앞에서 왼손 검지로 1자까지 만들어 보이면서 이승만이 기호 1번을 달고 나와 문맹의 유권자들은 무조건 1번을 찍었다고 단언하고 있는 저 역사학자는 대체 왜, 무슨 생각으로 그런 뻔한 거짓말을 하는가?......용서받기 힘든 학문적 부정직(academic dishonesty)이다. 이승만을 폄훼하기 위해 고의로 그런 거짓을 말했다면 이념적 인격 살해이며 정치적 역사 날조이다.

역사학자의 거짓말을 폭로한 영화감독

이 역사학자의 터무니없는 오류를 내게 알려준 인물은 최근 전국에서 상영 중인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 전쟁”을 만든 김덕영 감독이다...... 그 어떤 역사가의 전문지식도 정직한 시민의 상식을 이길 수 없다. 하물며 기호 2번을 1번이라 조작하고, 88.09% 투표율을 보인 유권자를 무관심한 군중이라 둘러대고,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74.61%의 유권자를 닥치고 1번만 찍는 문맹의 무지렁이로 몰아가는 황당무계한 역사 왜곡의 주체임에랴.

“슬픈 중국”에서 왜 한국 현대사를 논하나?

독자로서 “슬픈 중국”이란 제명 아래 왜 전근대 한국사를 논하고, 왜 또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의아해할 수 있다......김일성의 남침으로 3년의 참혹한 전쟁을 겪었던 대한민국의 지식인들도 중국을 숭모한 점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1970~80년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들이 사상의 스승으로 떠받든 저널리스트 리영희의 중국 관련 서적들은 소위 “진보세력”의 의식을 지배하는 운동권의 바이블이 되었다. 문제는 리영희의 저서들이 마오쩌둥을 미화하고 칭송하는 중국공산당 선전물을 방불케 한다는 점에 있다.

리영희의 영향을 받은 대한민국의 “진보세력”은 희대의 독재자 마오쩌둥을 존경하는 시대착오와 최악의 전체주의 파시스트 김일성을 “위대한 수령”으로 섬기는 정신착란을 연출했다. 그렇다면 리영희는 왜 마오쩌둥을 극찬했는가? 그 이념의 뿌리가 구한말 위정척사파에서 이어지는 친중 사대주의의 황무지에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을 숭상하고 북한을 옹호하는 이들은 예외 없이 이승만에 대한 혐오감을 유감없이 드러낸다.....한국 현대사에서 마오쩌둥을 흠모하고 김일성을 존숭했던 세력은 반미와 반자유로 무장한 시대착오적 이념의 일탈자들이었다.... 그들은 이승만이 세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무너뜨리는 이념 공세를 가해 왔다.

리영희의 악의적 오역, 반대한민국 세력의 정치전 무기로

그런 악의적 이념 공세 중에서도 특히 리영희가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관련해서 유엔 총회의 결정문을 왜곡한 사례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역사학의 타산지석이 되어야 마땅하다. 1948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 제195호(Ⅲ) 2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리영희는 대한민국이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가 표현된 공정한 선거에 의해서 성립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유엔 총회의 결의문을 “대한민국은 38선 이남에 수립된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악의적으로 오역했다.....리영희는 왜 “the only such Government in Korea”를 “38선 이남의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오역했을까? 몰라서 틀렸나? 알면서 왜곡했나?

마오쩌둥을 흠모하고 경애하여 숱한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엮어서 그의 공적을 미화하고 그의 인격을 찬양했던 리영희는 1948년 유엔의 감시하에서 국민 총선거를 거쳐 국민 절대다수의 승인을 얻어서 수립된 대한민국의 국가로서의 정통성을 흔쾌히 인정할 수 없었다.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를 “38선 이남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왜곡한 그의 의도는 진정 무엇이었을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대한민국만큼 합법적이라 주장하고 싶었음일까? 리영희의 글을 다시 읽어보면, 뿌리 깊은 그의 친중주의가 반미주의와 동전의 양면처럼 딱 붙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친중·반미는 곧 반대한민국으로 이어진다. “슬픈 중국”에서 한국의 서글픈 친중 사대주의를 다뤄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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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죽이기’ 60여 년, ‘팩트’를 지어내는 역사가들[송재윤의 슬픈 중국]

 

‘이승만 죽이기’ 60여 년, ‘팩트’를 지어내는 역사가들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20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의 한 유명 교수(역사학자)가 2년 전 어느 대중 강연에서 1952년 최초의 국민 직선제로 치러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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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오해해 부끄럽습니다” 뜨거웠던 光州 시사회

조선일보 2024. 2. 1. 03:02  수정 2024. 2. 1. 05:41

이승만 대통령 다큐 ‘건국전쟁’ 오늘 개봉 앞두고 마지막 시사회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모르는 게 많았다니 놀랍고 부끄럽습니다.”

지난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CGV광주상무에서 영화 ‘건국전쟁’ 시사회가 끝나자 중년의 관객이 김덕영(59) 감독에게 다가왔다. ‘건국전쟁’은 독립과 건국, 자유민주주의 수립을 위한 이승만 대통령의 투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관객은 “저는 민주당 20년 지지자”라며 “영화를 보고 나니 그간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오해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31일 본지 통화에서 “광주 분들이 이 대통령 다큐를 얼마나 봐주실지 걱정이 됐는데, 실제 반응을 보고 안심이 됐다”며 “제대로 된 역사 알리기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일 전국 개봉을 이틀 앞두고 진행된 이날 시사회는 상영관 224석이 거의 들어찼다.

이날 시사회는 ‘건국전쟁’의 15번째이자 마지막 시사회였다. 호남의길, 호남대안포럼 등 시민 단체가 앞장서 후원을 맡고 홍보를 도왔다. 김 감독은 “호남의 심장인 광주야말로 이 대통령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956년 5월 제3대 대통령 선거 때는 이 대통령의 전남 지지율(72.1%)이 경북 지지율(55.3%)보다 높았다. 당시만 해도 ‘전라도가 우파의 본산’이었다. 김 감독은 “이후 일부 세력에 의해 이 대통령에 대한 곡해가 깊어졌다”며 “이번 다큐로 많은 분들이 올바른 사실을 알게 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국전쟁’은 3년간 제작비 2억원을 들여 만든 100분 분량의 작품이다. 국내외 연구자 등 20여 명의 증언과 사료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일부에서 독재자로만 폄훼해온 이 대통령을 독립과 건국을 위해 애쓴 자유민주주의 수호자로 재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사실(史實)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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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오해해 부끄럽습니다” 뜨거웠던 光州 시사회

 

“李 대통령 오해해 부끄럽습니다” 뜨거웠던 光州 시사회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모르는 게 많았다니 놀랍고 부끄럽습니다.” 지난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CGV광주상무에서 영화 ‘건국전쟁’ 시사회가 끝나자 중년의 관객이 김덕영(59)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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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서구 CGV광주상무에서 지난 30일 오후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시사회가 끝난 후 관객들과 제작진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시사회는 224석이 거의 찰 만큼 열기가 높았다. /다큐스토리
광주광역시에서 운행을 시작한 '이승만 버스'(39번). 내달 하순까지 이 대통령 얼굴이 인쇄된 영화 포스터를 붙이고 달린다. /다큐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