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歷史·文化遺産 995

“벽속에 보물 있다” 50년간 숨어있던 벽화 발굴

중앙일보  2025. 1. 9. 00:02 벽 뒤에 숨겨져 반세기 이상 빛을 보지 못했던 프랑스 신부의 벽화(사진)를 경북 안동시가 발굴해 8일 공개했다. 프랑스 베네딕도회 앙드레 부통(1914~1980) 신부의 작품으로, 성화(聖畵)가 아닌 한국 전통혼례 장면을 담은 민속화라는 점에서도 희소가치가 크다. 부통 신부는 1960년대부터 약 10년 한국에서 활동하며 20점 가량의 성화를 남겼다. 이번 벽화는 1973년 작으로 추정되며, 너비 3.65m, 높이 2.75m에 달한다. 옛 안동예식장 벽 속에 숨겨져 보관되다 안동시 도시재생지원센터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자칫 소실될 뻔했다. 센터 측이 “예식장 벽 속에 보물이 있다더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 조사를 했고, 안동예식장을 운영했던 고(故) 류한상 전 안..

“힘을 통한 평화” 트럼프가 계승하는 레이건의 세계 전략( 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11. 23. 06:00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트럼프 2.0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라는 개성적 인물이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미국의 최고 권력을 또 거머쥐었기에 전 세계가 다시 묻고 있다. 트럼프는 누구인가? 과연 어떤 사람인가? 좌충우돌하는 돈키호테인가? 좌고우면하는 햄릿인가? 큰 권력이 그에게 집중되기에 자연스럽게 드는 질문이겠지만, 트럼프 일개인의 심리 분석만으로는 급변하는 미국의 세계 전략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트럼프 2.0 시대에 슬기롭게 대응하기 위해선 트럼프란 인물에 빠지지 말고 트럼프 정권을 창출한 미국 보수세력의 정강·정책과 가치지향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나 70여 년 한미동맹의 엄호 아래..

“주한미군 이상 없나?” 트럼프 2기 미국을 읽는 ‘내재적 접근법’

조선일보  2024. 11. 16. 07:0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트럼프의 귀환,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주류 언론의 예측을 뒤엎은 트럼프의 압승은 미국 사회 전역에서 격렬하게 전개된 이념 전쟁과 가치 투쟁의 결과였다. 이미 2~3년 전부터 미국의 보수층은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와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운동에 경도된 미국 사회의 병증을 고발하고 교정하려는 적극적인 사회 운동을 일으켰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GA)”란 구호 아래 들불처럼 일어난 이 운동은 무너진 가족의 복원, 건전한 상식의 회복, 시민적 자치(自治, self-government)의 재건, 전통적 가치의 부활, 개인적 자유..

일제 때 독립 지지… 美여성 첫 노벨문학상 펄 벅의 ‘한국 사랑’ [대한외국인]

서울신문 2024. 10. 14. 05:02 소설 ‘대지’ 쓴 작가 펄 벅 1937년 ‘韓 자치해야’ 中신문 기고 美 돌아가 강연·포럼 열어 韓 소개 ‘살아있는 갈대’서 항일 투쟁 등 기록 “35번째 민족대표, 美 한국학 주창자” 소설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문학의 저력을 세계에 알렸다. 1938년 미국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펄 벅(1892~ 1973)은 한국의 독립 필요성을 세계에 알렸다. 우리에게는 소설 ‘대지’(1932)의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일제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지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펄 벅의 역할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펄 벅의 한국 방문은 1960년 11월이 처음이었지만 그는 이미 1920년대부터 식..

‘대학 자치’ 주장한 서울대 교수들, 월북해 김일성대 창설

조선일보  2024. 8. 31. 00:50 [아무튼, 주말] [전봉관의 해방 거리를 걷다] 경성대학 등 통합하자 좌익 소요 ‘국대안 파동’ 1924년 일본의 여섯 번째 제국대학으로 설립된 경성제국대학은 매년 50명 내외 한국인의 입학을 허용했다. 1945년 폐교될 때까지 한국인 졸업생은 다 합쳐도 800여 명에 불과했다. 역대 재직 교수 275명 중 조선인은 고작 4명이었고, 그나마도 폐교를 1년 앞두고 임용된 의학, 이공학 전공자였다. 해방과 함께 조선 유일의 대학이던 경성제대는 기능이 마비되었다. 전문 직업인 양성을 위해 설립된 관‧공립 9개교, 사립 전문학교 11개교도 사실상 ‘대학 기능’을 수행했지만, 초엘리트 지도자를 양성하는 제국대학보다 ‘아래’로 취급되었다. 해방 당시 관‧공립 전문학교 9..

“뉴라이트” 마녀사냥과 시대착오적 여론몰이, 건국의 팩트를 바꿀 수 있나?[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8. 24. 07:00(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1949년 건국된 중화인민공화국, 그런데 대한민국은? 중국공산당의 최고 영도자 마오쩌둥은 1949년 10월 1일 베이징의 톈안먼 망루에 올라 광장의 군중을 내려다보며 마침내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을 선포했다. 새로운 국가가 성립되는 사건을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선 한 낱말로 건국(建國)이라 한다. 당연히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 10월 1일 건국되었다. 중국에선 아무도 그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마오쩌둥이 1893년 후난성 샹탄(湘潭)현에서 태어난 것만큼이나 견고한 사실(hard fact)이기 때문이다. 1981년 6월 중국공산당은 “건국 이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당의 결의..

‘국가주의’ 논란 정면 돌파 나선 서울시…광화문광장 운명은 [주말, 특별시]

세계일보  2024. 8. 24. 10:44 서울시가 ‘국가주의’ 논란에도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는 이곳에 전 세계 6·25 참전용사를 기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가장 큰 비판을 받았던 100m 국기게양대 설치 계획은 사실상 철회됐지만, 태극기를 활용한 상징물 조성이 유력해 보인다. 다만 반대 여론도 여전히 만만치 않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시에 따르면 시는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의 주제를 ‘자유’와 ‘평화’로 설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일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1950년 대한민국으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와 준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자유민주주의가 가능했겠느냐는 모티브로 상징물을 발상한 것”이라며 “오늘날 공..

“당신들의 일그러진 수령” 김일성의 혁명가 콤플렉스[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8. 2. 19:50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김일성 신화에 빠졌던 남한 청년들 경상북도 달성군 출신 소설가 석윤기(1929-1989)는 북한에서 “국보적인 작가”라 불린다. 북한에선 김정일의 지시 아래 1972년부터 2015년까지 40편의 가장 우수한 “수령 형상 문학”을 추려서 “불멸의 력사 총서”를 간행됐는데, 그중 ‘고난의 행군’, ‘두만강 지구’, ‘대지는 푸르다’, ‘봄우뢰’ 등 4편이 석윤기의 장편소설이다. 여기서 “수령 형상 문학”이란 “김일성 주석의 혁명업적과 공산주의적 풍모를 반영하는” 작품을 이른다. 석윤기의 작품 중에서 특히 장편소설 ‘봄우레’(1984년 작)는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남한 대학가 민족해방파(NL) 운동권 사이에서 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