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잘못 온 편지 한국일보 2016.03.18. 10:32 우편함에 편지가 한 통 꽂혀 있었다. 수신자와 발신자의 주소가 친필로 적혀 있는 편지였다. 주소는 맞았으나 수신인이 내가 아니었다. 처음 보는 여자 이름이었다. 발신인의 주소는 경기도 일산. 하얀 편지봉투에 정갈하고 깔끔하게 써 내린 글씨체가 마음에 들었.. 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2016.03.18
[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침묵이 약 한국일보 2016.02.16. 13:56 1990년대 초반, ‘황금빛 모서리’라는 시집을 낸 시인 김중식은 이렇게 쓴 적 있다. “산만큼 쓰고, 쓴 만큼 산다” 그 말의 하중이 버거웠을까. 시인은 시집 출간 이후 여태 절필 상태다. 사는 것도 쓰는 것도 변변찮은 주제에 말만 많아진 탓인지 요즘 자주 곱씹는.. 時事論壇/橫設竪設 2016.02.18
[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겨울 밤바다 한국일보 2016.02.11. 14:40 겨울 동해안에 갔다. 뭔가 크고 힘센 존재가 그리워서였다. 도착하니 늦은 오후. 금세 해가 지고 물빛이 검어졌다. 사위는 고요했으나 바다는 시끄러웠다. 인공의 소리가 죽고 바다 혼자 춤추고 노래하는 겨울 밤. 서너 시간 차를 타고 세계의 끝에 닿은 것 같았다. .. 人文,社會科學/日常 ·健康 2016.02.12
[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새벽 손님 한국일보 2016-1-14 이상한 인기척에 잠을 깼다.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느꼈다. 웬 아리따운 여인이 자애로운 미소로 손수건을 건네는 꿈을 꾸던 참이었다. 여인의 얼굴은 어머니를 닮은 것도, 애인을 닮은 것도 같았다. 그녀가 말할 때마다 입에서 꽃이 피는 장면이 꿈에서도 생생했.. 人文,社會科學/敎養·提言.思考 201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