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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미국에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한 마윈

바람아님 2015. 10. 26. 09:13

(출처 조선일보 2015.10.26 조형래 디지털뉴스본부 취재팀장)


조형래 디지털뉴스본부 취재팀장 사진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9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미국을 향해 "중국 경제에 대한 걱정은 그만하고 
미국 경제나 걱정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만든 자선단체의 연례행사에 강사로 나서 중국에 대해 비관론을 
쏟아내는 미국의 투자은행과 언론에 '한 방' 먹인 것이다. 
그는 작심한 듯 "오랫동안 가난했던 중국인들은 항상 미래를 대비해 저축을 한다"며 
"미래의 소득은 물론, 심지어 다른 사람의 돈까지 빚을 내 써버리는 미국인이야말로 
자신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윈 회장의 말대로 중국발(發) 세계 경제위기론은 과도한 면이 있다. 
우선 성장률을 보자. 일각에서는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7% 밑으로 떨어진 것을 두고 경제위기 운운하지만, 
중국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현재의 5% 성장은 2007년 14% 성장률과 맞먹는다. 
게다가 2010년 8%에 불과했던 중국 도시 중산층 가구 비중은 향후 5년 뒤에 59%로 커지고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비스 분야에 엄청난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 경제는 제조업에서 내수 소비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3분기 중국 성장률은 7%에 못 미쳤지만 서비스 성장률은 8.6%에 달했고 9월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증시가 폭락했던 6~8월, 다국적 스포츠용품 회사 나이키의 중국 매출은 오히려 작년보다 30%나 증가해 
나이키 스스로 "경이로운 기록"이라고 감탄할 정도였다. 애플 아이폰6s의 첫 주말 판매량이 무려 1300만대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운 것도 아이폰6s 첫 발매 국가에 중국이 포함된 덕분이었다.

민간 부문도 빠르게 커지며 늙은 공룡인 국영기업을 대신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하루 1만개씩 새 기업이 탄생하는 세계 최대의 창업 국가이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작년에만 2013년의 3배에 이르는 155억달러의 자금이 창업 기업에 투자됐으며, 
평가 가치가 1조원을 넘는 신생 기업들이 10여 개에 이른다.

다른 모든 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한계에 달한 정부 주도의 성장 정책, 제조업의 과잉설비와 국영 기업의 부실화, 지방정부의 과도한 부채 등은 앞으로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또 중국의 위기는 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안길 
우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예상하는 위기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진짜 위기는 과도한 위기론에 매몰되는 것이다.

투자의 달인인 워런 버핏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여전히 중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본다. 6개월 후 증시의 등락은 알 수 없지만 10년, 20년을 보면 분명히 성장할 것이다. 
미국이 전쟁과 대공황·금융위기를 이겨냈듯이 중국도 그렇게 할 것이다." 
중국 경제에 대해 걱정하는 기업인들과 투자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비관론자들은 똑똑하지만 돈을 버는 쪽은 버핏 같은 낙관론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