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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양회(兩會)와 시진핑의 샤오캉(小康)

바람아님 2016. 3. 4. 23:46
[J플러스] 입력 2016.03.04 14:09


3월3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는 5100여명의 전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월5일 개막) 이른 바 양회(兩會)가 시작된다. 이번 양회는 중국경제의 향방을 정하는 중요한 정치행사다.

지난해부터 중국경제의 실속, 유가인하 그리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는 세계경제의 3재(三災)로 금년은 위기의 한해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새해 들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긴장 고조와 시리아 내전에 의한 난민문제 등으로 세계경제의 또 다른 악재(惡災)가 추가되었다.

미국의 월가의 조사에 의하면 전문가들은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1년 이내 일어날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42.7%나 된다고 한다. 경착륙은 활황세 경제가 실속하면서 실업자 급증하고 주가가 폭락하며 경제성장률은 3%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중국경제의 경착륙은 피할 수 없다고 하면서 위안화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정부도 소로스와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중국경제를 둘러싸고 긴박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1992년 영국 파운드 위기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환투기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중국에 진출해 있는 중소기업 대표들의 신년회에 참석하였다. 모두들 위안화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인가 하는 질문과 함께 중국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아 중국경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를 이끌고 가는 주요 국가들이 재정지출과 금융완화로 꺼져가는 엔진을 살리기 위해 악셀레타를 너무 강하게 밟았는지 이것이 오히려 거품이 되어 세계경제가 다시 곤란에 빠졌다. 위기 탈출 방안이 새로운 위기를 키운 셈이 되었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연말 홍콩에 다녀왔다. 홍콩에서 지인들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홍콩의 날씨가 좋아 진 것 같다고 했더니 인접한 광동성의 공장이 문을 닫아서 그렇다고 한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동관(東莞)의 공장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해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일부 회사는 사람을 찾아 내륙으로 아예 공장을 옮겼다고 한다.

중국에 다년간 근무하였지만 당시만 해도 중국이 10%대 성장을 유지할 때라 한 자리 숫자로 내려가도 다시 두 자리 성장이 될 것으로 믿었다. 수출이 줄고 은행의 불량채권이며 지방재정의 문제가 있더라도 지대물박(地大物博 국토가 넓고 인구와 물산이 풍부)의 나라에서 일시적 현상으로 보였다.

공산당의 유능한 지도자들이 경제를 쥐고 있어 당의 체면을 위해서도 뭔가 할 것으로 믿었다. 한 때 바오빠(保八 성장률을 8%대로 유지함 )캠페인을 할 때도 자전거(중국경제)는 계속 달려야 쓰러지지 않으므로 8%는 유지시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바오치(保七)를 이야기하더니 지금은 6%대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정부가 발표하는 성장률도 통계의 허수로 사실은 3%전후에 불과하다는 악담도 들린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장 잠재력을 강조하면서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1) 서비스 산업 확대 2) 도시화 3) 혁신을 통한 신 성장 동력확보 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과거 케인스 경제학(凱恩斯 Keynesian Economics)의 수요측면의 개혁보다는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경제학(Reaganomics)을 참고로 공급측면의 개혁을 통하여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2년 12월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된 시진핑 총서기가 가장 먼저 찾아 간 곳은 개혁 개방의 도시 선전이었다. 시 총서기는 선전의 덩샤오핑 동상에 헌화하면서 개혁 개방의 정신을 이어 받아 중국 경제를 발전시키겠다고 맹서하였다고 한다.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시 주석은 초심을 잃지 않고 취임 초와 같은 정신으로 새로운 구상(新思路)을 내 놓았다. ‘창신.녹색.개방.공유.균형’ 등 5대 발전이념과 함께 ‘공급측면 개혁’이 그 중심이다. 공급측면 개혁은 정부의 규제를 줄이고 시장자율화와 기업에 대한 감세정책을 실시하는 정책이다. 이는 1970-80년대 미국의 레이건(里根) 대통령이 썼던 경제정책이다.

레이거노믹스가 정부의 간섭을 거부하는 시장 만능주의임에 비추어 볼 때 국가자본주의에 가까운 중국에서는 완전한 레이거노믹스 논리가 통할지 불확실하지만 철강 석탄 등 과잉 생산시설을 축소하고 ‘좀비기업(zombie company 자생력이 없어 금융지원으로 연명하는 기업)’의 구조조정은 분명히 할 것 같다.

지난 주 상하이에서 중국경제의 경착륙과 위안화 절하의 우려 속에서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회의가 개최되었다. 공동선언문에서는 의장국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저성장을 타개하고 금융불안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위해 모든 정책수단의 총동원과 함께 구조개혁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중국경제와 세계경제는 2인3각(二人三腿)의 구조로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것도 무너지게 되어 있다.

이번 양회는 중국경제의 재활이 걸려 있는 중요한 회의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한 달 여에 닥친 총선 그리고 미국의 대선 이야기에 함몰되어 있다. 우리 경제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중국경제에 좀 더 관심을 기울려야 할 것 같다.

시 주석의 집권 4년차를 맞이하는 올해는 중국의 13차 5개년(2016-2020)규획이 시작되는 해이기도 하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탈빈곤에 의한 풍족한 인민생활)사회 건설을 약속한 시 주석으로서는 마지막 규획이다.

이번 양회 기간에 중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인칭(引擎 엔진)이 될 수 있는 공급측면 구조개혁의 구체적인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해 본다.


유주열 외교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