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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 달 전부터 GPS 전파 교란…정부 GPS 전파 혼신 '주의' 단계 발령

바람아님 2016. 4. 1. 09:35

조선일보 : 2016.03.31 20:19

/조선일보DB
정부가 31일 오후 7시 30분을 기준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전역과 강원도에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혼신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한 달 전부터 수도권 일대로 GPS 교란 전파를 발사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한 달 전부터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을 향해 GPS 전파 교란 시험 전파를 발사하다가, 이날 최대 출력으로 교란 전파를 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북한이 쏜 전파는 시험 단계를 넘어 실제 GPS 교란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주의 단계는 GPS 전파 혼신 위기대응 경보 단계상 '관심' 다음으로 높은 단계다. 경보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단계로 구분된다.

GPS 전파 혼신은 우주에 떠 있는 위성에서 내려오는 전파가 다른 신호의 교란 때문에 잘 작동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GPS 전파 혼신이 발생하면 일차적으로 휴대전화 기지국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행기나 선박, 방송 등이 GPS 신호를 받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직까지 이번 GPS 교란 전파 발사로 우리 군의 장비가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는 아직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 정찰총국 121국이 담당…장비 다수 보유

북한의 대남 GPS 공격은 정찰총국 산하 전자정찰국의 사이버전지도국(121국)이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1국은 컴퓨터망에 침입해 비밀 자료를 해킹하고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사이버전 전담부대로, 3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GPS 교란 장비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전파 교란 가능 거리는 10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이달 초부터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 기간 북한이 GPS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이 보유한 장비들은 미군과 달리 상용 GPS를 장착한 것이 많아 북한의 GPS 전파 교란 공격에 취약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은 우리 군이 보유한 주요 장비에 미군 GPS를 달 수 있게 해달라고 미군에 요청했다.하지만 아직 협조를 받지는 못했다.

◆이미 세 차례 전파 교란 공격

북한은 과거 세 차례에 걸쳐 GPS 교란 전파를 남쪽으로 발사한 바 있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이 2012년 중앙전파관리소로부터 제출받은 'GPS 수신 장애 발생현황'에 따르면, 1차 공격은 2010년 8월 23일부터 4일간 개성에서 발신된 교란공격이었다. 당시 항공기 15대와 해군함정 한 척이 GPS 수신불량 피해를 당했다.

2차 공격은 작년 3월 4일부터 11일간 이뤄졌다. 당시 개성과 금강산에서 발신된 교란공격으로 인해 항공기 106대, 선박 10척이 GPS 수신불량 피해를 봤다.

2012년 4월 28일부터 16일간 있었던 3차 공격에서는 항공기 1016대, 선박 254척이 피해를 당했다. 이 때도 개성에서 발신된 교란 공격이 있었다.

이 같은 북한의 GPS 전파 교란 도발 이후 정부는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를 주관기관으로 11개 부처가 협조체제를 구축해 위기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동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