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세상이야기

[중국話] 레이싱 걸들 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바람아님 2015. 4. 29. 09:51
상하이 모터쇼에서 모델을 없앴더니…이런 일이?

아시아 최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라는 상하이 모터쇼가 지난 22일 개막했다. 이번에는 컨셉 카나 신차 공개 보다'미녀 모델 없는'모터쇼가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하는데 언론의 관심이 컸다. 하지만 그런 언론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오히려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선정적인 여성 모델이 없어서 오히려 신차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많다. 이번 모터쇼에 참가한 기업만도 18개국 2천여 곳에 달한다. 세계 최초로 공개한 차량만 해도 109종에 이르고 친환경차도 103종이나 출품됐다. 이런 자동차를 스쳐 지나가며 보기에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상하이 모터쇼 측은 지난 1월 일찌감치 이번 모터쇼부터 모델들의 출연을 금지시키겠다고 공지했다. '차'가 주인공이 되는 명실상부한 모터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사실 그동안 언론으로부터'육감 모터쇼','가슴 모터쇼'라는 오명을 의식한데다 안전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에는 지난해 연말 상하이 와이탄에서 열린 새해맞이 행사로 36명이 숨지는 대형 압사 사고 영향이 컸다. 사고 재발 방지 차원에서 올해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레이싱 걸 뿐만 아니라 어린이 입장도 금지됐다. 실제로 지난해 베이징 모터쇼에서 배우 김수현 씨를 보기 위해 관중이 크게 몰리면서 주최측이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모델없는 모터쇼'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밤, 중국 중앙 CCTV 웨이보 어플에 사진 9장이 올라와 네티즌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하기로 했던 모터쇼 레이싱 걸들이 상하이(上海) 상업구인 쉬자후이(徐家?) 거리에서 자신들이 실업자가 됐다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모델들은 피켓을 들고 거리 행진을 벌이는가 하면 거지 행세를 하며 행인들에게 구걸하는 모습도 있다. 얼굴에는 거지 행세를 위해 먹칠을 했다. 지팡이를 드는가 하면 동냥 그릇도 이들 앞에 놓여 있다. 이들은 "우리는 인민들의 모델인데 다이어트한 노력이 헛수고가 됐다." 혹은"모델을 못하게 됐다. 다이어트한 노력이 헛수고가 돼서 구걸하게 됐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왔다.

모터쇼 전시장이 아닌 거리에 나선 이들의 항의시위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하지만 대체로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한 네티즌은 이들의 행동이 자신들을 띄우기 위한 행동은 아닌지 의심된다는 의견을 내놨고 "'미녀 거지 패거리' 참 개성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노력없이 다른 사람에게 동냥을 하는 것은 항상 박수를 받을 수 없다."는 뼈있는 지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녀들이 진짜로 생활고에 시달리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사실 베이징 모터쇼나 상하이 모터쇼 같은 정상급 모터쇼에서 이들 모델들의 수입은 등급이나 지명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보통 이렇게 큰 행사에서는 하루 2,000 위안(약 35만 원)에서 최고 15,000 위안(약 260 만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명한 사실은 주최측의 모델 사절 방침으로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더 큰 걱정은 앞다퉈 선정적인 모델 모시기 경쟁에 나섰던 다른 지방 모터쇼나 전시회 측이 이런 방침을 이어 받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가장 큰 것 같다. 하지만 중국의 변화의 속도를 생각한다면 그리 허황된 상상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