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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경의 잊혀진 유라시아 이야기(14)-① 사기와 상술 능한 실크로드 상인들에 걸리면 다 털려

바람아님 2016. 1. 12. 20:22

(출처-조선일보 2015.09.07 오은경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유라시아 대륙 진출을 꿈꾸는 신(新) 실크로드 경제벨트는 21세기 많은 나라의 꿈이다. 
새로운 비단길 확보를 향한 중국과 러시아의 치열한 각축 속에서 한국도 서유럽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 
대륙횡단 철로를 한반도까지 연결하려는 가슴 벅찬 구상을 하고 있다. 중국은 고대부터 여러 차례 비단길을 
무력으로 장악해보고자 했으나 성공한 적은 없었다. 비단을 비롯해 멋진 말, 온갖 귀금속, 진귀한 동서양의 
물건들이 오가는 비단길의 소유권을 투르크 민족들이 수천 년 동안 꽉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길이란 단순히 사람과 물건만 오가는 곳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대화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교류의 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동서양 문명의 교통로였던 실크로드는 동서양의 특산품뿐만 아니라 종교와 사상과 예술 같은 정신문화도 
활발하게 교환되던 문물시장이었다. 고대 중앙아시아에서 실크로드의 상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사람들은 
소그드 상인(Sogdiana merchants)이었다.
비잔틴을 정복한 오스만 제국의 술탄 초상. /주간조선
비잔틴을 정복한 오스만 제국의 술탄 초상. 
/주간조선
이들은 천부적인 상인으로서 물류교역뿐만 아니라 문명교류의 주역이기도 했다. 
산스크리트어로 쓴 불경이 소그드 어를 통해 중국어로 번역되었고, 소그드 인들을 통해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기독교가 
중국으로 전파되었다. 그러나 서기 8-9세기가 되면서 이들의 역할과 패권의 상당 부분이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장한 투르크인들에게 넘어간다. 투르크인들은 단순히 교역활동에만 종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명교류라는 시대적 
사명과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했던 "글로벌"화 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인종의 벽을 허물고 인도ㆍ아리안 족과 자연스럽게 융화하여 하이브리드 인종을 만들어 이미 오래전에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사회를 일구어 냈다. 다양한 인종의 혼혈로 획득한 이들의 유전자는 아름다운 외모라는 선물까지 후대에 남겨주었다.

그러나 더욱 흥미로운 것은 조상 대대로 비단 길을 오가던 대상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왔던 이들 투르크인들에게는 골수까지 
상인의 유전자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투르크인들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이들에게 숨겨진 그 같은 유전자를 꼭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온전한 의미에서 이들과 소통하고 "상처받지 않고" 교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주 : 투르크 민족 ?>
"투르크 민족"을 정의하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각주로서는 길지만 자료를 추가했다.

튀르크 제족(Türk 諸族, 터키어: Türk halkları)은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시베리아에서 발칸 반도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퍼져 거주하는 튀르크어파를 모어로 하는 민족을 말한다. 인종적으로는 단일하지 않아서 황인종과 백인종이 

섞여 만들어진 투르크멘, 우즈벡, 위구르, 오스만리는 4대 백인종 그룹인 투라니드 그룹에 속하고 키르기즈나 카자흐, 

살라르, 투바, 야쿠트 등 원시 튀르크인에 가까운 중앙아시아, 북아시아 튀르크인은 전형적인 북방 황인종의 형질을 

보인다. 역사상 수많은 제국들을 건설했으며 수 없이 많은 문화와 유산을 남겼다. 그들의 활동 영역은 중국과 유럽, 

시베리아, 중앙 아시아, 서남 아시아, 북아프리카, 인도에 분포되었다. 그들 중 일부는 서진하여 11세기 무렵 

이슬람으로 개종하여 중동 세계의 지배자가 되었다.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오스트리아와 함께 패전국으로 손꼽히는 

오스만 투르크가 대표적인 예다. 현재는 정치적·문화적으로 분절되었지만 모두 투르크계 언어를 사용하며, 

튀르크계 제민족이라고도 한다. 최근 학계에서는 배씨 성과 관련, 한반도 철기 문화의 유래와 투르크족의 관계를 

연결시키고 있다.


역대 튀르크족에 관한 기록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 기록들은 발트 해에서 오호츠크 해에 이르는 수많은 나라들의 

문헌 속에 존재한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논어>, 한비의 <한비자>, 진수의 <삼국지>, 사마광의 <자치통감>, 

이븐 알 아시르의 <완전한 역사>, 알 다하비의 <이슬람의 완전한 세계사>, 예언자 무함마드의 <하디스>,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 유럽 기사도 문학 <니벨룽겐의 노래>, 토마스아퀴나스의 <교회사>, 

프리스쿠스의 <비잔틴사>, 현장법사의 <서천취경> 등에 광범위하게 등장한다.

영어에서 'Turk'는 튀르크 제족의 구성원을 가리키는 반면, 'Turkish'는 대개 터키의 민족과 언어를 특정하여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 


튀르크 민족 국가와 자치구

튀르크어파에 속하는 모어 화자 수




튀르크족의 이동경로

(출처-위키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