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10.27 김성현 기자)
['전쟁론' 개정판 낸 김만수 연구위원]
독일어판 原語 번역은 최초… 해설서 '전쟁론 강의'도 출간
김만수 대전대 군사연구원 연구위원은 “클라우제비츠는
‘전쟁광’이라기보다는 조국 프로이센의 앞날을 고민했던 군인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명원 기자
참 질긴 인연이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완역했던 김만수(54) 대전대
군사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이 책의 전면 개정판(갈무리)을 내놓았다.
2005년 전쟁론 1권을 출간한 지 11년, 번역 착수를 기준으로는 13년 만이다.
1970년대부터 '전쟁론'은 10여 종이 나왔지만, 대부분 일본어판 중역이었다.
독일어 원어 번역은 김 위원이 처음이었다. 그는 홍익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대에서 사회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위원은 1128쪽에 이르는 이번 개정판을 통해 초판에서 불분명하고 어색했던
문장이나 오탈자를 고쳤다. 자신이 해설한 '전쟁론 강의'도 출간했다.
18세기 프로이센 군인 클라우제비츠(1780~1831)의 이 책은 군사 분야 고전으로 꼽힌다. '전쟁은 총으로 하는 외교이며,
외교는 말로 하는 전쟁'이나 '(전쟁은) 우리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적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폭력 행동' 같은 현실주의적
통찰은 군사학뿐 아니라 국제정치와 경제·경영 분야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김 위원은 "온라인 게임 인기 덕분에
최근에는 20~30대 게임 마니아들도 클라우제비츠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클라우제비츠의 이 책만큼 오해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드물다"는 것이 김 위원의 설명이다.
"클라우제비츠는 무조건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쟁광'이나 '음험한 모략꾼'이 아니에요. 오히려 영국과 프랑스 같은
18세기 유럽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프로이센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했던 '꼬장꼬장하고 강단 있는 군인'에 가깝지요."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당시, 클라우제비츠가 프랑스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군에 들어간 것이 대표적인 예다.
프랑스에 협력했던 프로이센의 공식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었다.
그는 나폴레옹 패배 이후 프로이센군으로 복귀했지만, 전투부대 지휘관으로 중용되지 못한 채 군사학교 교장으로 12년간
근무했다. 당시 집필했던 책이 '전쟁론'이다. 김 위원은 "직업군인으로서 클라우제비츠는 많은 좌절을 겪었지만,
당시의 쓰라린 경험은 '전쟁론'을 쓸 수 있었던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유학 시절 김 위원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 이론과 정치경제학 등을 전공했다.
2001년 귀국 무렵, 대전대를 비롯한 각 대학에 육군 초급장교 양성을 위한 군사학과와 군사연구원이 생겼다.
김 위원은 이 연구원에 들어간 직후 클라우제비츠의 책을 처음 읽었다.
그는 "13년간 이 한 권에 매달리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현실적 관점에서 국제정치와 정치를 고찰한 '전쟁론'은 남북한의 대치 상황에서도 공존이나 통일을 위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론, 갈무리. 김만수 옮김. 1천128쪽. 5만5천원 / 전쟁론 강의, 갈무리. 김만수 지음. 628쪽. 3만5천원 전쟁론 강의 Lectures on Clausewitz’s on War,강의로 쉽게 읽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저자 김만수/ 갈무리/ 2016.10.09/ 628p 『전쟁론 강의』는 『전쟁론』 연구의 권위자이자 『전쟁론』의 역자인 김만수의해설서다. 설서가 해설, 재구성, 관련 논문, 참고 문헌의 4개의 편으로 구성된다. 1편은 전통적인 해설서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전쟁론』 이해에 도움이 되는 독창적인 표와 그림이 다양하게 수록했다. 2편에서는 1편을 바탕으로 『전쟁론』의 125개 장과 8개 편을 재구성하고, 3편에는 네 편의 논문을 실었다. 편의 참고 문헌은 전쟁론을 좀 더 폭넓게 공부하려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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