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왜 바뀌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하겠다."
구(舊) 소련의 위성국가였던 폴란드의 자유민주주의화에 공헌한 레흐 바웬사(73) 전 폴란드 대통령은 2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이처럼 '죽비소리'같은 고언을 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사회주의 체제가 남아있는 나라 중 성공한 나라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운을 뗀 뒤 "한국을 한번 보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한국은 자유롭고 행복하고 부유한데 당신의 국가(북한)을 보라고 말이다"며 김정은을 향해 '돌직구'를 던졌다.
이어 "만약 (김 위원장이) 북한의 영웅이 되고 싶다면 뭔가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그렇게 하면 모든 국민이 행복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 지도자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그러니 빨리 변화하라고 하겠다"고도 했다.
더불어 북한 주민들에게 "여러분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며 순응에서 탈피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바웬사는 이처럼 북한의 지도자와 주민을 향해 '각성'과 '현실 탈피'를 주문했지만 한국을 향해서는 국제연대를 강조하는 '현실주의적'인 대북 접근을 조언했다. 1980년대 폴란드 자유연대노조 시절 사회주의 정권과 노조의 강경론자 사이에서 뛰어난 현실 감각으로 투쟁을 이끈 바웬사 다운 주문이었다.
바웬사는 한반도 문제의 해법으로 자신이 이끈 노조의 이름이었던 '연대'를 강조하며 주변국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반도의 통일은 한국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주변국의 도움을 받아서 이뤄야 한다"는 그의 말은 2차대전의 전범국가 독일이 유럽 이웃 나라들의 신뢰를 회복하며 한반도에 앞서 통일을 달성한 역사와 맥을 같이 하는 지적이었다.
특히 그는 "한국에서는 중국에 조금 더 신경을 써서 통일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고강도 대북 제재를 둘러싼 이견 등 현재 한국이 직면한 '중국 변수'를 감안하면 핵심을 찌른 지적이었다.
바웬사는 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이상주의적 접근'보다는 대북 관여(engagement)를 통한 '점진적 접근'을 주문했다.
바웬사는 우선 '북한에서도 반체제 지도자가 등장해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고 개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 현 정부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접근해야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북한을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해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통일과 관련해 "'영웅'으로 보이고 싶은지, 아니면 정말로 어떤 일을 해내고 싶은지"를 물으며 "'숨겨진 영웅'이 실제로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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