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고전·고미술

[김두규 교수 國運風水] 山水畵로 자연을 즐긴 中 남종화가들, 80세 넘게 長壽했다는데…

바람아님 2014. 8. 30. 10:09

(출처-조선일보 2014.08.30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중·일 삼국의 산수화가 전시 중이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이 상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동기창(董其昌·1555-1636)의 '연오팔경도(燕吳八景圖)'이다. 
동기창은 고위 관료·화가·서예가로서 이름을 날렸을 뿐만 아니라 그의 화론(畵論)은 산수화뿐만 아니라 풍수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도 중요한 고전이다.

동기창은 중국의 산수화를 북종화와 남종화로 구별 짓고 북종화가들은 단명을 하였으나 남종 화가들은 장수를 하였다는 
주장을 편다. 
'북종 화가들은 판에 새기듯 세밀하고 조심스럽게 그림으로써(각화세근·刻畵細謹) 조물주의 부림을 받게 되어 수명을 손상시킨다. 
이에 반해 남종 화가들은 기화위락(寄畵爲樂)을 하여 장수를 한다.' 기화위락이란 그림에 의탁함을 즐거움으로 삼는다는 뜻인데,
그리는 것뿐만 아니라 감상하는 것 자체도 즐거움이 되어 심신에 유익함을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종 화가들은 대개 60세를 넘기지 못하였으나 남종 화가 황공망(黃公望·85세), 심주(沈周·82세), 문징명(文徵明·89세), 
미우인(米友仁·80세) 등은 모두 80세를 넘겼다. 동기창 자신도 80년을 넘게 살았다. 
남종 화가들이 "정신이 온전하고 질병 없이 살다가 간 것은 그림 속에서 자연을 즐기기 때문"이라고 동기창은 덧붙인다.


산수화와 운명의 상관론은 동기창에 의해 처음으로 주창된 것이 아니다. 

동기창보다 1100년을 앞서 살았던 왕미(王微·415-453)는 자신의 산수화론인

'서화(敍畵)'에서 말한다. 

산수화란 "산수의 정신을 그려내는 것(사산수지신·寫山水之神)"이며 이를 

통해 "신명이 강림(신명강지·神明降之)"하여 사람에게 "신명이 전해지는 것

(전신·傳神)"으로 보았다. 

그런데 왕미는 풍수와 어떤 관계였을까? 중국 정사 '송서(宋書) 왕미전'에 "

서화에 능하고 음악·의술·음양술에 밝았다"고 소개되는데, 

여기서 음양술이란 풍수를 말한다. 

실제 그는 양택(주택) 풍수의 초기 고전인 '황제택경(黃帝宅經)'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다. 즉 풍수와 산수화가 둘이 아닌 하나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산수화에서 사용하고 있는 많은 용어는 풍수 용어로부터

유래하고 있다"고 이상해(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단언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산수화가 복을 가져다주는가? 
다음은 여러 화론(畵論)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들이다.

'산수를 그릴 때 먼저 큰 주산(主山)을 염두에 두어 천자가 
제후들의 조회를 받듯 그려야 한다. 
숲과 바위를 그릴 때는 종로(宗老·최고 연장자)에 해당되는 큰 소나무를 상정하고 
이어서 잡목과 풀 그리고 작은 돌멩이들을 그린다. 
물은 핏줄과 같으므로 산에 물이 있어야 활기가 있다. 
냇가에 있는 주막이나 가옥은 물이 치고 들어오는 곳(수충·水衝)을 피해야 한다. 수해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산은 기복(起伏)과 고저(高低)의 변화가 있어야 살아 있는 것이며, 흐르지 않는 강은 죽은 것이다. 
촌락을 그릴 때는 평지를 등장시켜야지 산간을 등장시키지 않는다. 산간에는 농사지을 땅이 없기 때문이다. 
길이 있어야 한다. 길 없는 그림은 사람이 살지 않음을 말한다. 
계곡에는 다리가 있어야 하며 사람이나 말이 건너가는 모습이 그려져야 한다. 
강에는 배가 떠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문물이 교류되어야 살 만한 곳이 된다.'

풍수에서 말하는 좋은 땅의 요건에 부합하는 내용들이다. 
일반인들이 복을 가져다주는 산수화를 감상 및 구입하는 데 큰 지침이 되는 말들이다.


 [한·중·일 삼국의 산수화가 전시]
 제     목  -  산수화, 이상향을 꿈꾸다. 
 전시작가 - 정선, 김홍도, 이인문, 안중식, 장욱진, 문징명, 동기창 외 다수
 전시일정 - 2014-07-29 ~ 2014-09-28
 관람시간 - Open 9:00 ~ Close 18:00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
 주      소  -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5
 연 락 처   -  02-2077-9499
 홈페이지 -  http://www.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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