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1329

[조용철의 마음풍경] 몽골의 사막, 바람의 흔적

중앙일보 2023. 7. 9. 07:00 보이지 않아도 늘 곁에 있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는 때론 사나운 맹수로 돌변하는 자신을 보여주지 않는 바람. ■ 촬영정보 「 몽골의 미니 사막 엘승타사르하이, 바람이 사막 위에 다양한 흔적을 남겨 놓았다. iso 100, f 9, 1/80초. 」 https://v.daum.net/v/20230709070046708 [조용철의 마음풍경] 몽골의 사막, 바람의 흔적 [조용철의 마음풍경] 몽골의 사막, 바람의 흔적 보이지 않아도 늘 곁에 있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는 때론 사나운 맹수로 돌변하는 자신을 보여주지 않는 바람. 사막에 바람이 분다. 때론 부드럽게 때론 거칠게 산 넘고 강 건너 초원을 지 v.daum.net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비를 머금은 ‘여름꽃’ 능소화

한국일보 2023. 7. 4. 04:32 능소화는 6월부터 시작해서 한여름 동안 피는 ‘여름꽃’이다. 조선시대에는 ‘굳은 기개를 지녔다’고 해서 어사화로 사용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바람에 흩날려 꽃이 떨어져도 동백꽃처럼 ‘통꽃’으로 떨어져 단호한 선비의 모습으로 비유됐다. 그래서인지 사대부들은 능소화를 입신양명의 상징으로 삼았고 여염집에서는 함부로 키우지 못하게 했다. 만약 이를 어길 땐 곤장까지 쳤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능소화는 궁궐, 사찰, 양반집에서만 볼 수 있었고, ‘양반 꽃’이라 불리며 백성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때는 갈고리 모양의 꽃가루가 눈 안으로 들어가면 각막 손상의 위험이 있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다행히 능소화 꽃가루는 실명의 위험과 독성이 없는 걸로 확인이 됐다. h..

[7월의 산악사진 설악산 토왕성폭포전망대] 비 그친 여름 설악, 카메라 셔터가 바쁘다

월간산 2023. 7. 3. 06:55(한국산악사진가협회 정현석 작가) 설악 운무雲霧는 춤추듯 넘실거리며 황홀한 비경을 만들고 보는 이들을 신선의 세계로 이끈다. 7월 초중순에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 머물고, 설악산 자락은 그 영향권에만 있을 때면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며 설악산 골골이 수많은 폭포와 아름다운 소沼가 만들어져 천하제일경이 된다. 이번 사진은 7월 중순 비가 오는 도중에 설악산 토왕성 폭포전망대를 올랐을 때 찍은 것이다. 비룡폭포를 지나 토왕성폭포전망대에 도착한 후 한동안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었다. 사방이 운무에 휩싸여 먼 계곡은 그야말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이었다. 촬영 당시 카메라 설정값 카메라 기종 : 니콘D810 렌즈 니콘 14-24mm ISO 100 화이트밸런스 자동 조리개값 F13 셔터스피..

[사진의 기억] 안개가 감추고 있는 것들

중앙SUNDAY 2023. 6. 24. 00:24 안개 자욱한 숲에 키 큰 나무들이 무리를 이룬 모습이 어느 먼 나라의 원시림 같기도 하고, 꿈에서 본 장면을 화가에게 그리게 했다는 몽유도원도의 풍경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곳을 직접 방문했던 『양철북』의 작가 귄터 그라스가 ‘목가적 풍경 속에서 부조리극이 공연되는 극장’ 같다고 말한, 바로 한반도의 비무장지대 DMZ이다. 지난 2010년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서 국방부가 비무장지대의 현재를 기록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사진가 박종우와 그의 카메라에 DMZ를 개방했고, 60년간 민간인 출입이 불가하던 그곳에서 최초의 사진 촬영이 이루어졌다. 그 ‘DMZ’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이 사진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박쥐OP에서 늦가을 새벽에 찍은 철원군 풍천원 들판..

[조용철의 마음풍경] 전혀 생각 못 한 왕의 길

중앙일보 2023. 6. 18. 07:01 싫건 좋건 그 길을 가야 할 때가 있다. 어차피 주어진 길이면 주저 말고 즐기자. 그 길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임을 깨닫는다. 엄니 앞에 재롱잔치 하게 될 필연이었음을. ■ 촬영정보 지난 15일 서울 남산국악당 분장실.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동호인, 어울사랑 예술단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이 열리는 날 분장실에서 잠깐 셀카를 찍었다. 거울을 활용해 셀카를 촬영할 때 시선은 위로 하고 스마트폰이 얼굴을 가리지 않도록 구도를 잡아야 한다. 삼성 갤럭시 21 https://v.daum.net/v/20230618070159937 [조용철의 마음풍경] 전혀 생각 못 한 왕의 길 [조용철의 마음풍경] 전혀 생각 못 한 왕의 길 거울 속 낯선 남자를 마주한다. 나라의 안녕과 평화..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망종 코앞… ‘품앗이’ 사라진 농촌

한국일보 2023. 5. 30. 04:32 절기상 망종(芒種)을 앞둔 전남 구례군의 농촌 풍경이 평화롭기만 하다. 한겨울 찬바람을 이겨낸 보리는 누렇게 익어 수확을 기다리고 있고, 모심기를 앞둔 논에서는 마음 급한 농부들이 논을 갈고 있다. 그들에게 지금 시기는 겨울 농사를 수확하고 가을 농사를 준비해야 할 때다. 우리 속담에 ‘부지깽이도 따라나선다’는 말이 있을 만큼 농촌은 1년 중 지금이 가장 바쁘다. 한 해가 벌써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새해 시작은 희망과 함께 출발했지만 아직도 어렵고 힘든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 이럴수록 도움을 주고받는 ‘품앗이’라는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때다. https://v.daum.net/v/20230530043204225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망종 코앞… ‘품앗이..

[사진의 기억] 송광사가 품고 있는 승경

중앙SUNDAY 2023. 5. 27. 00:25 대청마루가 바다처럼 파랗다. 하늘빛을 담아 낼 정도로 윤을 내어도, 일렁이는 나이테들은 지우지 못했다. 마룻널이 너울대는 동안, 수직의 기둥들은 미동 없이 반듯하다. 송광사 스님들의 수행처인 선방, 800여 년 전 보조국사 지눌이 앉아서 입적한 설법전 마루다. 정과 동, 과거와 현재의 시간 가운데 고요히 가부좌를 튼 스님. 그림자가 수심(水深)을 재듯 깊이 드리워져 있다. 한 사진작가가 송광사의 일상과 사계절을 수년에 걸쳐 촬영하는 귀한 작업이 이루어졌다. 우리는 그 결과로 ‘송광사 승경(勝景)’을 얻었다. “이미 송광사가 품고 있던 풍경에, 셔터만 눌렀을 뿐입니다”라고 겸양되이 말하지만, 수십 점의 ‘송광사 승경’을 얻기까지는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이 필..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부처님 오신 날 ‘연등의 참뜻’

한국일보 2023. 5. 23. 04:31 지난 주말 서울 종로 거리 일대와 조계사에는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을 일주일 앞두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단됐던 연등행렬이 4년 만에 최대 규모로 열렸다. 수많은 시민과 외국 관광객들은 가로변에 걸려있는 형형색색의 화려하고 다양한 연등을 보며 부처님 오신 날의 참뜻을 되새겼다. 경기 남양주시 운길산 속에 있는 수종사도 이맘때엔 불자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은 규모는 아담하지만,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풍경을 한눈에 볼 수도 있다. 어둠 속 연등을 보기 위해 한밤중 서둘러 길을 나섰다. 가로등도 없는 길이지만 절에서 새어 나온 불빛을 따라 숲길을 걷다 보니 작은 마당에서 아름다운 연등을 만날 수 있었다. 수종사의 연등은 조계사 연등에 비하면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