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1374

낯'섬'을 욕망하다[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22>

이데일리 2022. 01. 29. 00:01 ▲폴 고갱, 아르놀트 뵈클린의 붓이 머문 '섬' 식민지 지배 타이티섬서 고갱, 풍요로운 낙원 그려 뵈클린 그린 죽음·삶의 섬, 고요·역동 극과 극 대비 고갱과 뵈클린 섬 모두 이방인 꿈 꾼 '환상의 소산' 폴 고갱(1848∼1903)이 고국 프랑스를 떠나 타히티섬에 갔던 일은 유명하다. 아마도 우리가 타히티란 지명에 익숙한 것은 고갱 덕분일지도 모른다. 증권회사에 다니던 고갱이 주식시장 붕괴로 전업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프랑스와 덴마크의 여러 지역에서 작품활동을 하다가 타히티섬에 처음 찾아간 것은 1891년이다. 문명을 버리고 오지를 찾아간 화가의 굳은 결단이라기에는, 이미 당시 타히티섬은 프랑스 식민지로 귀속돼 서구문물이 많이 퍼져 있던 상태였다. 여인들이 ..

백내장 앓은 모네, 풍경화를 추상화처럼 그려.. 지금이면 30분 수술로 회복

조선일보 2022. 01. 27. 03:04 [명작 속 의학] ②모네의 '수련 정원' '일본식 다리' 프랑스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년). 그의 색감과 묘사, 붓 터치는 나이 들어 가며 바뀌었다. 시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모네는 양쪽 눈에 백내장을 앓았다. 빛이 통과하는 렌즈가 퇴행되어 혼탁해지는 병이다. 모네는 백내장으로 화가 업을 하기 힘들 정도가 됐어도 그림을 계속 그렸다. 72세에 백내장 진단을 받았고, 78세에는 더 이상 색을 구별하기가 어려워졌다. 사물을 정확하게 묘사하기도 힘들어졌다. 모네 그림에는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그린 시기가 다른 그림들이 꽤 있다. 백내장을 앓기 전 59세에 그린 과 백내장 후유증에 시달린 82세에 그린 를 보면, 같은 사람이 동일 ..

고고한 말의 초상[이은화의 미술시간]〈199〉

동아일보 2022. 01. 27. 03:02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가면 잘생긴 말 한 마리를 만날 수 있다. 18세기 영국 화가 조지 스터브스가 실물 크기로 그린 말 그림이다. 세로 3m에 달하는 거대한 캔버스에 말 혼자 단독으로 등장한다. 기수도 없고 배경도 그려지지 않았다. 미완성 그림인 걸까? 화가의 의도인 걸까? 스터브스는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적 없지만 말 그림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죽은 말을 직접 해부하며 쌓은 그의 해부학적 지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1766년에는 ‘말 해부학’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그 어떤 동물화가보다 정확하고 섬세하게 그렸기에 승마를 즐기는 귀족들의 그림 주문이 쇄도했다. 그에게 최고의 명성을 안겨준 이 그림은 로킹엄 후작이 의뢰했다. 그는 영국 최고 부자 중 한 ..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13] 호환보다 무서운 인간

조선일보 2022. 01. 25. 03:01 한반도에서는 호환(虎患)이 흔했다지만, 유럽인들에게 호랑이는 그저 말로만 전해 들은 전설 속 괴수였다. 영어 ‘타이거’는 고대 수메르어로 화살을 뜻하는 ‘티그리스(Tigris)’에서 왔다. 고양이처럼 무늬가 있는 거대한 짐승이 마치 화살처럼 재빠르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러나 실물을 본 적이 없는 유럽 화가들은 파란색, 빨간색, 검은색, 흰색 등 온갖 색깔로 호랑이를 칠했다. 어차피 남들도 모르니 별 상관은 없었다. https://news.v.daum.net/v/20220125030111470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13] 호환보다 무서운 인간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413] 호환보다 무서운 인간 한반도에서는 호환(虎患)이 흔했다지만, 유럽인들에게..

이인성의 '순응'을 오마주한 강요배[윤범모의 현미경으로 본 명화]

동아일보 2022. 01. 25. 03:03 들판은 다소 어수선하다. 들판이라면 대개 같은 종류의 식물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하나 이곳은 그렇지 않다. 산만하다고 해야 할까, 불안하기까지 하다. 무엇보다 구부정하게 시든 해바라기 한 그루가 을씨년스럽게 서 있다. 이런저런 꽃나무들이 대충 자리 잡고 있다. 혼돈의 시대를 의미하는 것 같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젊은 여성과 소녀다. 길게 머리를 땋은 여성은 상반신을 드러내놓고 우두커니 서 있다. 멋진 바구니를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표정은 그렇게 밝지 않다. 고개 숙이고 있는 단발머리 소녀, 그는 왜 거기에 서 있을까. 이인성 화가의 ‘가을 어느 날’(1934년) 이야기다. 조선향토색론이 유행했던 1930년대, 시대의 표정을 담은 유..

[김지연의 미술소환] 감정을 읽는 인공지능

경향신문 2022. 01. 22. 03:00 예술을 창작하는 인공지능이 문학, 음악, 시각예술계에서 종종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스탠퍼드대학의 연구원들이 예술작품에 깃든 감정을 읽고 표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 ArtEmis를 탄생시켰다. 연구진은 인공지능의 역량을, 볼 수 있는 영역 내에 존재하는 사물·동물 및 활동을 인식하는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느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감성지능으로까지 향상시키고자 했다. 그 학습 매개로는 시각예술을 선택했다. https://news.v.daum.net/v/20220122030009932 [김지연의 미술소환] 감정을 읽는 인공지능 [김지연의 미술소환] 감정을 읽는 인공지능 [경향신문] 예술을 창작하는 인공지능이 문학, 음악, ..

[월드피플+] 자가격리가 낳은 '바나나 예술가'..껍질에 담은 세상

서울신문 2022. 01. 20. 17:36 코로나19 자가격리 중 뜻밖의 재능을 발견한 사람이 있다. 2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일이 소개한 ‘바나나 예술가’ 안나 오이니츠카(36)다. 런던에 사는 아마추어 작가 오이니츠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후, 그에게 약간의 섬망이 찾아왔다. 작가는 “자가격리 둘째주 섬망 증세가 나타났다. 나는 포크를 들고 바나나 껍질을 미친듯이 긁어댔다”고 밝혔다. 그때부터 작가는 매일 같이 바나나를 쥐고 살았다. 포크로 긁은 바나나가 서서히 갈변하는 것을 보고 ‘바나나 예술’을 시작했다. 실뜯개로 바나나 껍질을 눌러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일은 답답하고 따분한 격리생활 속 유일한 탈출구이자 코로나19 극복의 지름길이었다. https:/..

신화가 된 비운의 커플[이은화의 미술시간]〈198〉

동아일보 2022. 01. 20. 03:02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목이 길고 눈동자 없는 여인 그림으로 유명하다. 이 초상화 속 여인도 유난히 긴 얼굴과 목을 가졌다. 나무 의자에 비스듬하게 앉은 모델은 그의 아내 잔 에뷔테른이다. 눈동자 없는 푸른 눈 때문일까. 왠지 무기력하고 우울해 보인다. 화가는 아내를 왜 이런 모습으로 그린 걸까? https://news.v.daum.net/v/20220120030218209 신화가 된 비운의 커플[이은화의 미술시간]〈198〉 신화가 된 비운의 커플[이은화의 미술시간]〈198〉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화가 부인의 초상’, 1918년.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목이 길고 눈동자 없는 여인 그림으로 유명하다. 이 초상화 속 여인도 유난히 긴 얼굴과 목을 가졌다. 나무 의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