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 5340

[손철주의 옛 그림 옛 사람] [4] 범상치 않은 조선 여인 초상화, 누구일까?

조선시대 초상화에서 여자 주인공은 숫자로 따져 초라하다. 사대부 집안 여인이나 여염집 아내, 그리고 기생까지 포함해 알려진 작품 수가 10점이 안 된다. 왕실도 다르지 않다. 조선 초기에 왕비 초상이 그려진 사실이 있지만 임란 이후는 그런 기록조차 없다. 왕후의 초상을 그리느냐 마..

[손철주의 옛 그림 옛 사람] [2] '패셔니스타' 대원군, 칼집에서 칼 빼다

초상화를 그릴 때마다 그는 뻔질나게 옷을 갈아입었다. 눈부신 예복과 당당한 관복, 그리고 깔끔한 평상복 두어 벌…. 매무새는 지금껏 남은 그림들에 고스란하다. 몸에 딱 맞는 의관(衣冠)이 하나같이 귀티 난다. '구한말의 패셔니스타'로 불러도 손색없을 그가 누군가 하니, 흥선대원군 ..

[손철주의 옛 그림 옛 사람] [1] 좌의정의 눈동자는 왜 쏠려 있을까

실례지만, 이분 눈길이 어색하다. 왼쪽 눈동자가 바깥으로 쏠렸다. 아뿔싸, 사시(斜視)다. 뺨은 살짝 얽었다. 마마가 다녀간 자국이다. 표정도 딱딱하고 어둡다. 복색으로 보니 지체가 높겠다. 뉘신가, 이분. 일흔세살의 좌의정 채제공(蔡濟恭·1720~1799)이다. 영·정조의 두터운 신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