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2920

[사설] 의료 사태 놓고 또 충돌, 尹·韓은 ‘협의’는 안 하기로 작정했나

조선일보  2024. 8. 29. 00:30 대통령실은 오는 30일 예정됐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추석 이후로 연기한다고 했다. 당정 화합과 소통의 자리를 갖겠다고 한 지 이틀 만이다. 한 대표가 제안한 의대 증원 유예에 대한 이견 때문이라고 한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주요 현안마다 정면 충돌하는 것이 몇 번째인지 모를 지경이다. 국민의힘은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내년 의대 정원을 1497명 늘리는 기존 정책은 유지하되 이듬해 증원은 유예하자는 뜻을 정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즉각 “정부 방침에 변화 없다”고 거부했다. 한 대표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게 국가의 임무이며 당은 민심에 맞는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했고, 대통령실은 “증원은 불변..

[사설] 송배전망 ‘님비’로 전력난까지 우려…전력망법 시급

중앙일보  2024. 8. 27. 00:32 경제관료 출신이 시장인 하남시까지 변전소 증설 불허 총리가 위원장 맡아 중앙정부가 주민·지자체 설득해야 이현재 하남시장은 상공자원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전기를 다루는 전력심의관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보직을 맡았고 차관급인 중소기업청장까지 지냈다. 보수 정당에서 재선 의원을 하면서 정책위의장까지 했으니 산업자원부의 주요 정책은 깊이 들여다봤을 것이다. 그런 이 시장이 이끄는 하남시가 지난주 한국전력의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을 불허했다. 동해안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선 꼭 필요한 전력 인프라였다. 하남시는 변전소가 대규모 거주 단지인 감일신도시 및 다수의 교육시설과 접해 있는 데다 주민 반발이 크다는 점을 들어 공사..

[이하경 칼럼] 이재명 신정체제…민주주의의 타락

중앙일보  2024. 8. 26. 00:30 ‘숲은 우거질수록 좋다’고 하더니 총선 이어 전대서 반대파 초토화 DJ 대통령, 노무현의 공격도 허용 민심과 멀어지면 집권은 어려워 1986년 7월 김영삼 신한민주당(신민당) 고문은 달리는 승용차 안에서 내게 격정적으로 속마음을 토로했다. “김대중(신민당 고문)이는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이민우(신민당 총재)는 말을 전혀 못 알아들어요. 미스터 리! 정치하기 너무 힘들어….” YS는 필생의 라이벌 DJ, 대리인 이 총재에게 불만이 많았다. 칠순을 넘긴 이 총재는 양김(兩金)의 훈수에 힘들어 했다. 현안에 대해서 물어보면 항상 “‘논란’을 해봐야지”라고 했다. 하도 시비를 거는 사람이 많아서였을 것이다.....당은 양김 말고도 사공이 많은 배였다. 이 총재가 떨..

‘文정부 알박기’ 인사들, 임기 끝났는데도 그 자리에

조선일보  2024. 8. 16. 00:49  수정 2024.08.16. 10:53 일부 공공기관 기관장·감사들 후임 안 정해져 월급 받아가며 ‘반사적 혜택’ “시스템 인사로 제때 교체해야” 한국동서발전 김영문 사장은 문재인 정부 임기 후반인 2021년 4월 임명돼, 지난 4월 3년 임기가 끝났는데도 5개월째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후임 사장 인선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김 사장은 문 전 대통령의 경남고 12년 후배로 대표적인 문 정부 ‘알박기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 밑에서 행정관으로 일했고, 문 정부 초대 관세청장도 맡았다. 김 사장이 임기 만료 이후에도 사장으로 재직하는 것이 법이나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

[사설] 집값 못 잡고 가계부채만 늘린 오락가락 금융정책

조선일보2024. 8. 22. 00:25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권 가계 대출 잔액이 1780조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1년 사이 6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올해 들어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미국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빚을 내 집을 사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가계 부채는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때 집값 폭등으로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투자) 현상이 빚어지면서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다. 문 정부 5년간 가계 부채가 400조원 이상 불어났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100%를 넘어 세계 1위가 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된 2022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연 3.5%..

정치권의 ‘못난 反日’

조선일보  2024. 8. 21. 00:47  수정 2024.08.21. 05:50 K팝은 日 석권, J팝은 韓 상륙 스타트업·첨단기업 교류 늘어 한국의 일본 음악 팬들 사이에 지난 19일 ‘예매 전쟁’이 벌어졌다. 12월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공연하는 일본 인기 남성 록밴드 오피셜히게단디즘(히게단)의 티켓 판매가 정오에 시작되자 3분도 되지 않아 ‘매진’ 공지가 떴다. 이날 오후 8시엔 일본 남성 가수 유우리의 11월 공연 예매도 시작됐는데 마찬가지로 즉시 매진됐다. 올해 상반기 한국에선 일본 가수 열네 팀이 중·대형 콘서트를 열었고 대부분 매진됐다. 연말까지 예정된 일본 가수들의 공연을 합하면 올해 20개 넘는 J팝(일본 대중음악) 콘서트가 열릴 전망이다. 일본 최대 연예 기획사 자니즈(현 스타토엔터..

[김대중 칼럼] 고래인가, 새우인가?

조선일보  2024. 8. 20. 00:10 해외에서 우리나라 보면 세계 톱10의 경제 대국 강력한 군사력·소프트파워 G7에 초대받는 고래 국가 안에서는 분열·갈등·저주 난무… 분단 후 사상·이념 대립 고착화 결국 한 나라 정치는 국민의 수준… 어느 쪽으로 갈지 국민이 판결을 대한민국은 이번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세계 8위의 스포츠 강국으로 올라섰다. 독일·이탈리아·캐나다를 제친 순위다. 세계 순위를 따지자면 근자에 한국만큼 잘나가는 나라는 없다. 한국의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만6000달러를 넘어서 드디어 일본을 따라잡았다고 한다. 군사 면에서는 세계 6위의 강국이고 자동차·휴대폰·반도체·선박 등 여러 면에서 한국은 선두 그룹에 진입한 지 오래다. 세계의 바다에 떠다니는 대형 선박의 43%가 우..

[태평로] 한동훈 팬덤 개딸化 막아야

조선일보  2024. 8. 19. 00:06 상대에 행패부리는 정치 팬덤 문빠·개딸 좌파 정치 현상인데 보수엔 없던 한동훈 팬덤 등장 극렬화하면 보수 정치 저질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사위를 이끌면서 온갖 막말과 조롱, 모욕 주기식 진행으로 22대 국회 ‘빌런(악당)’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내가 정 의원을 더 충격적으로 기억하는 장면은 따로 있다. 작년 6월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할 때다. 본회의장 뒷자리에 앉은 그는 김 대표 연설 도중 “땅 대표, 땅, 땅, 땅!”이라며 의사당이 떠나갈 듯 반복해서 고함을 치며 연설을 방해했다. 김 대표가 “변화가 필요한 분야는 정치입니다”라고 하는 대목에선 “땅입니다”라고 소리쳤다. 곳곳에서 “킥, 킥” 웃음이 터져 나왔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