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2920

[신종수 칼럼] 개헌론이 공허하지 않으려면

국민일보  2024. 7. 23. 00:52 이제 개헌할 때 됐다고 하나 개헌하면 정말 정치 좋아질까 제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와 성정 거시적 사회구조 이어 미시적 심리구조도 민주화돼야 한다 내기 골프에 ‘조폭’이란 것이 있다. 동반자들끼리 골고루 돈을 나눠 갖는 ‘뽑기’나 ‘스킨스’와 달리 조폭 게임은 버디를 하면 다른 사람 돈을 모두 뺏어오는 방식이다. 실수라도 해서 더블이나 트리플을 범하면 딴 돈의 절반이나 전부를 내놓게 한 뒤 1등이 다 갖는다. 일종의 승자독식 제도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관계가 목적이라면 조폭 게임은 하지 않는 게 좋다....혹시 승자독식의 이 내기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성격을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정치인 중에도 조폭 게임을 유난..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韓, 무모한 도박인가 담대한 도전인가

조선일보  2024. 7. 18. 23:58 협박 난무하는 ‘막장 드라마’ 전당대회 尹과 韓이 서로 적이 된 초현실적 상황 거듭된 오판 친윤, 韓 저지할 수 있을까 나경원 패스트트랙 발언은 언젠가는 부메랑 韓은 尹과 관계 회복·당 혁신이 최선이지만 둘 다 성공하는 건 ‘미션 임파서블’ 될 듯 국민의힘 전당대회 드라마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드라마에서 갈등 라인은 러브 라인 못지않은 흥행 요소지만 도가 지나치면 막장 드라마가 된다. 지금 국민의힘이 딱 그렇다. 배신·분노·증오·협박·폭력·의심·폭로가 난무한다. 어제 동지가 오늘 적이 되고, 어제 적이 오늘 동지가 된 상황이라 아무도 믿을 수 없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를 향해 총을 난사하고 있다. 등장인물이 많긴 하지만 충돌의 두 축은 윤석열 대통령과 ..

[김윤덕 칼럼] 경제개발 원조가 민주당? ‘삼식이 삼촌’의 거짓말

조선일보  2024. 7. 17. 00:15 송강호 주연의 인기 드라마 박정희의 경제개발 계획을 민주당 설계로 그려 논란 양극화·IMF·부동산 폭등까지 유신 개발 독재 탓이라더니 언제까지 박정희는 ‘만악의 근원’이어야 할까 경제학자 장하준에게 “혹세무민하지 말라”고 질타한 건 유시민이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장하준 당시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대한민국 경제 상황을 ‘국가 비상 사태’로 진단했기 때문이다. “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은 대증요법에 불과하고, 최저임금 인상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한 장하준은 “현재의 위기는 신산업 개발 부족으로 인해 주축 산업이 붕괴된 탓으로, 재벌을 적으로만 여기면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없다”고 했다. ‘어용 지식인’을 자처한 유시민이 발끈한 건 당..

"이러다 다 망한다"…댓글팀 공방에 여권 후유증 전전긍긍

중앙일보  2024. 7. 16. 05:00 국민의힘 당권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댓글팀, 여론조성팀 논란이 향후 정국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표 후보는 15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법무부장관 시절 한동훈 후보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만들기 위한 여론조성팀이 있었고 심지어 댓글팀까지 있었다는 폭로와 보도가 있었다”며 “실제로 존재한다면 중대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가 대표가 된다 해도 이 중대한 사법리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대표직 수행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원 후보 주장은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폭로를 인용한 것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최근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법무부장관 재직 당시 사설 여론조성팀을 운영해왔다고 주장했다..

[뉴스 즉설]한동훈 '문자 전쟁' 6전 전승, 윤심도 맥 못추는 국힘 전대

대전일보  2024. 7. 13. 05:57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김건희 여사 문자' 공방에도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나머지 당권 주자들이 문자 공방에 편승해 '한동훈 책임론'을 띄우고 있지만 본전도 못 찾고 있어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김 여사 문자 공방이 시작된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 6개를 확인하고 향후 판세를 예측해 보겠습니다. ◇6개 여론조사 모두 한동훈 압도적 1위 김 여사의 문자는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툭 튀어나왔고, 후보 간 문자를 둘러싼 공방이 점입가경인데요. '문자 전쟁'이 전당대회 판세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여론조사를 보면 문자 공방에도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6개 여론조사 모두 한 후보의 ..

[광화문·뷰] 박근혜 정부가 왜 무너졌겠나

조선일보  2024. 7. 12. 00:50 ‘김 여사 문자’ 등장 이후 진흙탕 가는 與 전대 朴 정부 균열 때 연상… 이러다 역사 반복될 수도 “한 번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까지 당하진 않았을 장면이 100개는 된다.” 멸문지화를 당했던 박근혜 청와대 비서관 출신들이 하는 얘기다. 지금 돌이켜 보니 박 전 대통령이 가서는 안 될 길로 갔던 경우가 그렇게 많았다는 것이다. 박근혜 청와대에서는 수석보다 ‘삼인방’ 같은 비서관이 더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그들은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순간이 많았다며 지금 후회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권 붕괴의 출발점으로 2016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의 불화를 꼽는다. 이는 ‘옥쇄 파동’ ‘친박 감별사’ 같은 충돌로 이어졌다. 3자 구..

[朝鮮칼럼] 또 탄핵 서바이벌… 우리도 남미식 중우정치로 가나

조선일보  2024. 7. 10. 00:16 남미 국가와 대한민국 공통점 반복되는 대통령·검사 탄핵 탄핵은 최후의 독재 견제 수단 의회의 정치적 무기로 악용되면 민주주의는 난장판 된다 정치가 무슨 ‘오징어 게임’인가 브라질, 파라과이, 과테말라,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의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대한민국의 헌정사에서 중대한 두 가지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나라들은 모두 대통령제 민주주의(presidential democracy)를 채택하고 있으며, 행정부의 수반을 탄핵하여 끌어내린 전례가 있다. 이 두 가지 중대한 공통점을 보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건전한 민주주의의 궤도에서 이탈하여 남미형 중우정치의 나락으로 벌써 떨어지진 않았나 우려하게 된다. 갖은 범죄 혐의에 휩싸인 자당 전 대표를 엄호하기 위해 검사..

[김대중 칼럼] 尹·韓의 무대가 아니다

조선일보  2024. 7. 9. 00:18 어떻게 살아남을지 지선·대선 어떻게 치를지 이 논쟁이라면 100번도 좋아 지금 시비 보니 기가 막힐 뿐 尹 정부는 자유, 민주 마지막 보루 무너지면 수십 년 후퇴 우선 당부터 재건하라 지금은 尹·韓 갈등 무대 아니다 오랜 기자 생활에서 정치란 상대방의 약점을 먹고 사는 괴물이라는 것을 터득했다. 자기 장점(長點) 하나 없어도 상대방 약점만 파악하고 그것을 물고 늘어지면 꽤 떵떵거리며 행세할 수 있는 동네가 정치판이란 것을 알았다. 그 상대방이 나와는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졌을 때 그 ‘괴물’은 더욱 극악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음을 요즘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새삼 배우고 있다. 같은 동네 사람끼리 싸우는 일이 더 극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