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日本消息

[월드 톡톡] 일본 '1인 메이커' 창업 붐

바람아님 2016. 9. 14. 00:01
조선일보 2016.09.13. 03:05 

[수십억원대 공작기계 30분 빌리는데 5400원] 
현재 1만여명이 '나홀로 제조업'.. 
기획·생산·판매 모두 혼자 해결 레드닷 디자인賞 등 반응도 좋아

소형 가전제품 업체 비사이즈(Bsize)를 운영하는 야기 게이타(八木啓太·33)씨는 '1인 메이커'이다. 제품 기획뿐 아니라 설계와 시제품 제작·유통·판매 전 과정을 혼자서 해내고 있다.

야기씨는 대기업 후지 필름에서 의료 기기 설계 업무를 하다 2011년 퇴사한 뒤 비사이즈를 창업했다. 그해 첫 제품으로 내놓은 LED 스탠드 '스트로크(STROKE)'는 39만9000엔(약 430만원)의 고가임에도 일본의 '굿 디자인상' 독일 '레드 닷 디자인상'을 받으며 지금까지 3000대 이상 팔렸다. 애플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심플한 디자인이 호평을 받았다. 2013년엔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레스트(REST)를 내놓았다. 그에겐 "대기업과는 다른 신선한 '모노즈쿠리(혼신을 다해서 물건을 만드는 장인정신)'가 강점"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야기씨처럼 최근 일본에선 '1인 메이커'가 새로운 창업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언론에선 현재 1만여 명의 1인 메이커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인 메이커가 늘고 있는 건 제품 제작 비용이 이전보다 저렴해진 영향이 크다. 야기씨는 "10년 전만 해도 최대 1억원이 넘던 컴퓨터 디자인 프로그램이 최근엔 1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기업 디엠엠닷컴(DMM. com)이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운영하는 유료 공방 'DMM.make 아키바(AKIBA)'에서는 샌드블라스트(금속 표면을 깨끗하게 손질하는 기계), 3D(입체) 프린터 등 수십억원 하는 고가의 장비를 30분에 500엔(약 5400원) 정도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수제작 스피커 업체 창업을 준비 중인 고시다 미노루(43)씨는 "마치 헬스클럽처럼 각종 기계가 갖춰진 공방이 생기면서 1인 메이커들의 제작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1인 메이커는 SNS나 유튜브 등 온라인을 활용해 홍보하기 때문에 홍보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의류 잡화를 생산하는 키노큐(Kino.Q)의 기노 리우코(25)씨는 "고객 성향을 고려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아이디어로 제품을 기획하고 인터넷으로 제조 공장을 알아봐서 제작을 의뢰한다"며 "고객들이 스스로 홈페이지로 들어와 주문하기 때문에 홍보비가 들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NHK는 "1인 메이커들은 이전에는 일본에서 보기 어려웠던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독특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일본 제조업의 새로운 활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