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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외교' 새 판을 짜자] [10]"美,한국에 믿음 못줘 核무장론 등장…신뢰 회복할 방안 심각하게 찾아내야"

바람아님 2016. 2. 26. 08:01

(출처-조선닷컴 2016.02.24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한반도 외교' 새 판을 짜자] [10] 美 CSIS 존 햄리 소장

오바마 전략적 인내 실패 아니다… 北 약하게 만들고 더 주변국가化
中 아래로부터 北변화 주도… 김정은 버금가는 '경제파워' 육성
한국은 세계 10위의 힘있는 국가… 분단현실이 스스로의 시각 좁혀

존 햄리(66)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한국의 자체적인 핵 능력 개발의 필요성을 
지적한 조선일보 사설부터 거론하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조선일보는 최근 사설에서 '이스라엘이 80기의 핵무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주변국에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식의 대응으로 생존을 준비했던 전략을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었다. 
그는 한·미 동맹이 견고한데도 한국 측이 '핵우산' 등 미국의 안보 약속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듯했다. 
2000년부터 CSIS를 이끈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장관을 지냈다. 그에 앞서 미 의회 예산처에서 근무했으며 
상원 군사위원회 스태프로 일하면서 군사 전문가로 성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후에는 인수위 군사분과위원장을 
맡았다. 그간 개각이 있을 때마다 국방장관 후보감으로 거론됐다.

존 햄리 CSIS 소장은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전략적 인내’에 대해“북한은 더 주변국가화됐고, 시진핑 주석은 평양보다 서울을 먼저 방문했다. 북한을 막지는 못했어도 약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존 햄리 CSIS 소장은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전략적 인내’에 대해

“북한은 더 주변국가화됐고, 

시진핑 주석은 평양보다 서울을 먼저 방문했다. 

북한을 막지는 못했어도 약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윤정호 특파원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했으니 실패 아닌가.

"그런 관점을 떠나 오바마 대통령이 11개월 정도 일할 텐데, 미국의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조선일보 사설을 봤더니 미국에 대한 신뢰가 많이 상해 있더라. 미국은 (전략무기 등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등) 확장된 
억제를 제공하려는데, 한국인이 미국을 믿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조선일보같이 중요한 매체가 핵우산에 대한 신뢰가 
없다고 하면 심각한 일이다. 잃어버린 신용을 어떻게 되찾느냐가 미국의 최대 고민이 됐다."

―미국의 전략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고 보지 않는다. 북한은 그동안의 제재 등으로 더욱 주변국가화(marginalized)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평양보다 서울을 먼저 방문했다. 북한을 막지는 못했지만, 약하게 만들었다. 북한을 고립시키는 데 
실패했으니까 더 개입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까 한국 내에서 핵무장론이 나오는 것으로 보이는데….

"딜레마다. 한국은 수출을 위주로 하는 국가인데,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면 국제적 제재를 받는다. 
북한의 핵무장을 비난할 수 있는 도덕적 우위도 잃는다. 길게 보면 더 어려워진다. 이런 현실적 제약 속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미국이 신뢰를 잃었다는 증거다."

―한국이 그동안 너무 미국에만 의존한 것은 사실 아닌가.

"주체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 분단된 현실이 한국에 대한 시각을 스스로 좁혔다. 
한국은 세계 10위 국가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중간 정도의 파워'라고 생각한다. 사업가들은 다르다. 글로벌하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한국은 정말 성공한 나라다. 그 사실을 긍정적이고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북한 핵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나.

"미국은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는 중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북한을 싫어하고, 핵실험에 반대한다. 
문제는 그보다 북한 내 혼란이나 북한 붕괴를 더 우려한다는 점이다. 
다만 중국이 은근히 아래에서부터 북한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여러 정황은 있다."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

"최근 북한을 다녀온 한 외교관 친구가 '중국 식당이 너무 많고, 해안 도시의 암시장은 규모가 상상 이상이었다'고 하더라. 
북한 경제가 지난해에 6% 이상 성장했다. 
인상적인 수치다. 북한 내 암시장이 늘어나고, 휴대전화가 확산되고, 국경 무역이 활발해지는 배경에 중국이 있다. 
중국은 성장을 부추겨 정치 권력에 버금가는 경제적 '대체 파워 센터(alternative power center)'를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정권 교체는 꺼리지만, 김(정은) 패밀리에 권력이 집중된 현상을 없애려는 것이다."

―북한의 정권 교체 없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가 쉽지 않을 텐데….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보나. 공격을 할 건가? 군사적 갈등 해소는 한국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 
군사적인 방식은 해법이 아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한 유엔의 보다 강한 제재에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대중(對中)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엔 안보리에서 박 대통령과 한국의  외교가 신뢰를 얻었다고 봐야 한다. 
중국이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해 반발하는데, 그들도 사드가 중국을 향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오히려 사드는 중국에 '안정자(stabilizer)' 역할을 할 것이다.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고, 도발도 바라지 않는다면, 
사드는 북한의 핵 도발을 막는 장치이기 때문에 중국에 오히려 좋은 것이다."



<< 블로그내 참고할 게시물 - [동서남북] 중국이 '사드 논쟁'에서 진짜 노리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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