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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여자였던 아빠..네 번째 임신을 준비하다

바람아님 2016. 8. 10. 23:40
세계일보 2016.08.10. 14:45

지난 2007년 만삭의 몸을 자랑해 화제가 됐던 트렌스젠더 남성이 네 번째 임신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호르몬 치료로 외모상 남자가 된 그는 내년에 자궁적출 수술을 받게 되면 완벽한 남자가 된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태어난 토마스 비티(42)는 원래 여자였다. 태어났을 때 그의 이름은 트레이시 라곤디노.

하지만 20대에 접어들면서 호르몬 치료와 더불어 2012년에 받은 ‘성확정 수술(gender reassignment surgery)’로 모르는 사람이 토마스를 본다면 남자로 생각할 만큼 외모가 변했다.

토마스는 2003년에 낸시를 만나 결혼했다.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영향으로 한창 남자가 되어가던 중이다. 그는 낸시가 불임이라는 사실에 자궁을 포함한 여성 생식기는 그대로 놔두었다. 외모는 남자지만, 생식기능은 여자였다는 뜻이다.

토마스는 익명의 기증자로부터 정자를 받아 인공수정으로 큰딸 수잔을 포함해 세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지난해 이혼했다. 세 아이의 양육권은 토마스가 가져가게 됐다.



토마스는 올 2월에 재혼했다. 아내 이름은 앰버 니콜라스다.

내년에 자궁적출 수술을 받을 계획인 토마스는 네 번째 아이를 갖고 싶다는 소망을 앰버에게 드러냈다. 신체 구조상 완전한 남자가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임신하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이 여성으로 태어나 남성으로 성전환한 사람의 임신을 무료로 지원한다는 점도 토마스가 네 번째 임신을 결심케 했다. 그는 현재 영국에 살고 있다.

다만, 토마스가 정말로 임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마스는 “내년에 수술을 받으면 더 이상 아기를 가질 수 없다”며 “인공수정에 쓸 냉동정자도 확보해뒀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며 “다음 인공수정이 계획대로 잘 된다면 네 번째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언급한 2007년 만삭의 토마스 사진은 호르몬 치료와 임신이 절묘하게 결합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이미 외적으로 남자가 된 상황에서 생식기능이 여자였던 그의 사진은 보는 이마다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편 앰버는 트렌스젠더 남성과 사는 것을 주변인들이 신기해한 것과 관련해 “그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고 묻거나 ‘그게 가능하니’라고 말한다”며 “무척 재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앰버는 “친구들과 가족은 우리를 늘 응원한다”며 “그들은 토마스를 정말 많이 좋아한다”고 뿌듯해했다.

김동환 기자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