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복되는 사드 논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가
[중앙일보] 입력 2017.06.23 19:01문 대통령,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 제기
"발사대 당초 올해 1대, 내년 5대 계획이 변경" 주장
한·미 정상회담 직전 안팎 갈등 확산 결코 도움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의 배치와 관련된 문제점을 또다시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그가 대통령 취임 이후 받은 보고로는 당초 올 하반기까지 사드 발사대 1기, 내년에 나머지 5기를 배치(‘1+5’)하기로 한국과 미국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 발언대로라면 한ㆍ미가 지난 정부의 사드 협상 때 사드 발사대를 ‘1+5’ 방식으로 추진하다 올해 내 전체 배치로 갑자기 속도를 내 계획을 바꾼 것이다. 현재 주한미군은 올봄까지 사드 발사대 6기를 모두 국내에 반입했다. 이 가운데 2기는 성주 골프장에 배치해 가동 중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미 국방부 측은 "우리는 한국 정부와 완전히 투명하고 긴밀하게 일해왔다"고 선을 그었다. 만일 한ㆍ미가 사드 발사대를 ‘1+5’ 방식으로 추진하다 연내 전체 배치로 바꿨다 하더라도 그건 지난 정부에서 결정한 일이다. 계획이란 상황과 정책 방향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지난 2월 방한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도 회담 뒤 사드 포대를 올해 안에 배치해 운용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사드 1개 포대가 6기의 발사대로 구성돼 있다는 건 뉴스에 관심만 있으면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설사 문 대통령의 주장대로라고 하더라도 이 시점에서 사드 논란의 재연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다음 주 한반도의 위중한 안보 문제를 논의할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북한은 핵무장을 눈앞에 두고 미국까지 닿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의 연소 실험을 하는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엔 성주 사드 기지까지 무인기를 침투시키고 함경남도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사드는 이런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관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방어용 무기체계다.
특히 양국 정부 간 사드 협의 과정에서 나온 논란은 우리 내부에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다. 이런 사안을 대통령이 ‘사드 보고 누락’ 사건에 대한 공식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외국 언론에 공개하는 게 옳은 선택인지가 의문이다. 생채기 내기보다는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잡으면 될 일이다.
지난달 말 벌어진 ‘사드 보고 누락’ 사건도 그렇다. 그때도 보고 과정에서의 실수를 두고 현역 중장인 국방부 정책실장에게 책임을 물어 한직으로 보내 전역 직전에 있다. 대선 과정에서 사드에 반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도 있겠지만 안보를 책임진 군통수권자가 된 이상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을 대북 압박에 참여시키기 위한 회유책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늘 미 대사관 앞에서 6000여 명이 대규모 사드 반대 시위를 벌이는 것 역시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 거듭되는 사드 논란이 이들을 더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경찰은 시위에 법과 원칙대로 대처하기 바란다. 문 대통령도 이런 사드 논란이 누구를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단독] 미 국방부, 문 대통령의 사드 주장을 반박
본지 질문에 "한국 정부와 전적으로 투명하게 했다"
"번복 않을 것을 믿는다" "(발사대 1기 아닌)포대 전체 배치 중요"

미 국방부가 22일 본지에 보내온 문 대통령 주장에 대한 미국의 입장
완곡한 표현을 쓰긴 했지만 사드 발사대 6기의 배치는 한국 정부와 완벽하게 합의해 이뤄진 것임을 확실하게 강조하며 문 대통령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하루 앞서 문 대통령은 2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한국과 미국 간 합의는 금년 하반기까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미사일(발사대) 1기를 야전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도에 배치하기로 스케줄이 합의됐었다"며 "어떤 연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지난번 탄핵 국면에 들어서고 난 이후에 이런 절차들이 서둘러졌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6/23/4c46b957-a4df-4df4-8f23-d02cbe220ffa.jpg)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미 국방부는 답변에서 "사드는 더욱 커지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 국민과 주한미군을 보호하는 결정적 방어능력을 제공한다"며 "사드 포대 전체(full THAAD battery·1개 포대는 6기의 발사대, 레이더, 요격미사일, 발사통제장치로 구성)를 배치하는 게 한국 국민과 주한미군을 방어하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absolutely critical)"고 주장했다.
발사대 1대 사전 배치로는 사드 배치의 목표를 이룰 수 없음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29~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 배치의 진실 공방을 둘러싼 양측의 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은 미 국방부의 답변 원문.
We would refer you to the ROK Government. The U.S. trusts the ROK official stance that the THAAD deployment was an Alliance decision and it will not be reversed. We have worked closely and have been fully transparent with the ROK government throughout this process.
The ROK and the U.S. made an alliance decision to deploy THAAD to the Republic of Korea. THAAD provides a critical defensive capability that protects ROK citizens and U.S. forces deployed to the ROK against the growing North Korean nuclear and missile threat.
Deploying a full THAAD battery is absolutely critical to defend the ROK people and U.S forces deployed to the ROK.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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