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7.27 김태훈 기자)
죽음과 장례의 의미를 묻는다
고타니 미도리 지음|현대일본사회연구회 옮김|한울|240쪽|2만5000원
초고령사회 일본에선 늙은 자식이 더 늙은 부모의 장례식을 치른다.
한 해 137만명이 사망하는데, 전체 사망자 중 80세 이상 비율이 60%를 넘는다.
고령화로 인해 사망자가 늘어나는 일본은 자신을 다사사회(多死社會)라 명명한다.
다사사회에선 고령자가 살던 집이 빈집으로 방치된다.
고독사 증가도 피할 수 없는데, 무연고자 유골과 방치된 묘를 관리하느라
지자체가 재정 압박을 받는다.
지방에선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동묘지의 절반 이상이 무연고 묘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장례 문화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장례식 규모가 작아져 조문객을 받지 않는
가족장과 유족끼리 하룻밤 지내고 다음 날 화장하는 직장(直葬)이 늘고 있다.
친척 간 교류가 감소하고,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생애 미혼자가 증가하며, 지역공동체의 유대가 약화하면서
전반적으로 조문객 수가 줄어든 것 등이 이유로 꼽힌다.
화장만으로 장례를 끝내는 경우가 도쿄도(東京都)에서만 전체의 30%에 이른다.
저자는 자손의 손을 빌리지 않고 혈연을 넘어 고령자끼리 연대하고 협력해 함께 묘에 들어가는 형태의
공동 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의 오늘은 가까운 장래의 한국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전하는 일본의 고령 죽음 실태와 그로 인한 장례 문화 변화는 주목할 수밖에 없다.
[사전장례식,생전장례식,사전장례의향서] 관련 게시물 :
故人도 哭도 없는… "제 장례식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선일보 2019.12.28 박돈규 기자) |
생의 끝자락 日노인들 '슈카쓰 연하장' 유행 (조선일보 2018.12.27 도쿄=최은경 특파원) |
[Why] "지옥 같아" 딸의 절규가… '웰다잉 전도사' 인생 2막을 열었다 (조선일보 2018.06.16 이정구 기자) |
"사전장례의향서 써놓고 매일 보니 하루하루가 소중” (중앙일보 2016.03.05) |
'人文,社會科學 > 책·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설실의 서가] 빅데이터, 지배할 건가 지배당할 건가 (0) | 2019.08.05 |
---|---|
분노하고 질투하는 당신은 '本性의 포로' (0) | 2019.08.03 |
『직지』펴낸 김진명 "더 일찍 썼어야 했는데 후회된다" (0) | 2019.07.28 |
[장강명의 벽돌책] 종교 창시자들은 종교적이지 않았다 (0) | 2019.07.27 |
[북카페] '이승만의 생애와 건국비전' 외 (0) | 2019.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