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 이어 트럼프도 北대화 구걸..한국 安保만 희생양 된다
문화일보 2019.11.18. 12:10
북한 핵문제는 지금도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곧 만나자’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하게 행동해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북한의 핵 폐기를 압박하는 전제를 달았지만, 상황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과의 ‘미·북 정상회담 쇼’에 방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내정치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자신의 탄핵으로 연결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청문회’가 공개적으로 열리기 시작했고, 최근 선거에서도 공화당 강세 지역인 켄터키와 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했다. 둘째, 이번 트위터 글은 한·미 국방장관의 ‘연합 공중훈련 전격 연기’ 발표 10시간 만에 나왔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지난 6일 “북한의 분노를 바탕으로 훈련을 조정하지 않는다”고 훈련 강행 의지를 보였지만, 13일 한·미 연례안보회의 참석에 앞서 훈련 조정을 시사한 데 이어 태국에선 연기 결정을 했다. 심지어 “북한은 조건 없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기 바란다”고까지 했다. 따라서 내년 대선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 업적으로 자랑해온 북핵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가장 좋은 이벤트는 3차 미·북 정상회담을 갖고 그럴듯한 합의를 과시하는 일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글이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때처럼 마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당시 트위트 하루 만에 판문점 회동이 성사됐으나 이제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따라서 김 위원장을 유인할 더 과감한 제안을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미 훈련 전면 중단을 내걸 수도 있다.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는 양수겸장도 된다. 주한미군 감축 및 철수는 이미 여러 차례 거론한 카드다. 어느 경우든, 대한민국 안보(安保)가 미·북 거래의 희생양 신세로 전락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막아내야 하는데, 그 역시 ‘김정은 답방 쇼’에 연연하고 있다. 거대한 안보 쓰나미가 덮쳐 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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