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2. 01. 22. 00:00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영영 나잇값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어린 나이에도 어른스러운 사람이 존재한다.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됐다고 느낄까. 생각해보면 내게 그런 순간은 2002년 여름에 찾아왔다. 국민 모두가 열광하던 한일 월드컵. 내게는 끝내 잊혀지지 않는 얼굴이 있었다. 골을 넣고 열광하던 한국 선수의 얼굴이 아니라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한 얼굴로 자신의 실책을 괴로워하는 한 선수의 얼굴이었다. 호아킨 산체스.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나는 그 스페인 선수의 이름을 아직 기억한다.
그 후, 이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사각지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렸고, 읽을 수 없던 ‘행간’이 보였다. 상식을 ‘역지사지’하는 능력이라고 말하던 선배의 말처럼 나는 타인의 마음을 조금씩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짐작건대 그 순간이 내가 작가로 다시 태어났던 때였던 것 같다.
https://news.v.daum.net/v/20220122000027137
[백영옥의 말과 글] [236] 어른의 시간
[백영옥의 말과 글] [236] 어른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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