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23. 12. 2. 10:00
혈압 올라가기 딱 좋다는 영화 ‘서울의 봄’을 나도 보았다.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의 그날,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 역할로 나온 정우성(극중 이태신)이 반란군 진압 출동을 막는 부하에게 “방패막이면 어때! 내 눈앞에서, 내 조국이 반란군한테 무너지고 있는데! 끝까지 항전하는 군인 하나 없다는 게… 그게 군대냐?” 눈을 부릅뜨는데… 눈물이 솟구치는 것이었다.
기자에게 가장 심한 욕은 “네가 기자냐?”다. 일부 네티즌이 함부로 쓰는 ‘기레기’ 같은 비속어는 기자 세계를 모르는 이들이 하는 소리니 못 들은 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배한테, 동료한테 “네가 기자냐?” 소리를 들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그래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거나 개과천선 시킬 각오가 없으면 그런 말 못 한다).
‘서울의 봄’은 보는 이들마다 다양하게 읽히는 영화다. 혈압이 치솟았던 이유가 내겐 업(業)의 엄중함 때문이었다. “저게 국방장관이냐?”(영화에서 국방장관은 한미연합사에 몸을 피하고는 “I‘m fine, thank you. And you?” 요런다). “저게 장군이냐?” 심지어 “저게(아니, 저런 분이) 대통령이냐?” 싶어 나는 분기탱천했다.
● “항전하는 군인 하나 없으면 그게 군대냐”
장태완 장군은 월간조선 2010년 1월 인터뷰에서 “최규하 대통령, 노재현 국방장관만 자리를 지켰다면 군사반란을 막았을 것”이라고 했다(그는 그해 7월 별세했다).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등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을 연행하게 해달라고 사후 결재를 강요할 때 안 된다고 불호령을 내렸어야 했다는 것이다. “무엇이 두려운지 대통령은 도피한 장관만 찾으면서 반란을 초동 진압할 기회를 놓쳤다”며 “이것은 직무유기”라고 장군은 분명히 말했다.
● 연성 파시즘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문재인 정권
● 이념 사조직이 지배하는 사법부 “네가 판사냐?”
● 예산안 팽개치고 탄핵 처리한 국회 “너희가 의원이냐?”
그래서 묻고 싶은 거다. 수박으로 찍힐까 두려워, 이재명한테 찍힐까 겁나서, 이미 감찰받고 재판받는 검사나 탄핵하는 당신들이 무슨 국회의원이냐고.
https://v.daum.net/v/20231202100010128
[김순덕의 도발]영화 ‘서울의 봄’이 묻는다…“그게 국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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