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10.27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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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조 시대 시인 신택권(申宅權·1722~1801)은 행인들이 자주 오가는 길가 집에 살았다.
키 작은 소나무로 울타리를 한 집이다.
가을 지나 겨울이 되자 잎도 드물어지고 가지도 꺾여 휑하다.
대청에 앉으면 행인의 모습이 빤히 보이고
이웃집에서 뭘 하는지 알고 싶지 않아도 자꾸만 보인다.
곤궁한 살림살이가 다 보이는지 째려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은 더 신경이 쓰인다.
생울타리의 멋도 좋지만 프라이버시가 침해를 받는 것은 견딜 수 없다.
봄이 오면 손 좀 보리라 굳게 다짐하는 시인에게 석양빛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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