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1374

올림픽 상징이 된 조각[이은화의 미술시간]〈173〉

동아일보 2021-07-29 03:00 기원전 5세기에 활동했던 미론은 당대 최고의 조각가였다. 그는 운동선수 조각상으로 유명했는데, 특히 ‘원반 던지는 사람’은 그리스 시대 미술의 걸작이자 올림픽의 상징적 이미지로 여겨진다. 궁금해진다. 미론은 왜 하필 원반던지기 선수를 선택한 걸까? 고대 올림픽 선수들은 진짜 나체로 경기에 참여했던 걸까?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728/108227089/1 올림픽 상징이 된 조각[이은화의 미술시간]〈173〉 올림픽 상징이 된 조각[이은화의 미술시간]〈173〉 기원전 5세기에 활동했던 미론은 당대 최고의 조각가였다. 그는 운동선수 조각상으로 유명했는데, 특히 ‘원반 던지는 사람’은 그리스 시대 미술의 걸작이자 올림..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88] 겨울 풍경

조선일보 2021. 07. 27. 03:01 앞으로 석 달이면 찬 바람이 불겠지만, 요즘 같은 불볕더위에는 매년 겪던 한파도 상상이 안 된다. 이럴 때 프란체스코 포스키(Francesco Foschi·1710~1780)의 ‘겨울 풍경’을 보면 잠시나마 더위가 물러난다. 겨울이 오면 이 그림처럼 벌거벗은 나뭇가지에 흰 눈이 쌓이고, 처마 아래로 고드름이 주렁주렁 열리며, 길이 얼어붙어 발걸음을 떼기가 두려울 것이다. 살을 에는 매서운 한기가 뿌옇게 눈앞을 가릴 때 한숨이라도 내쉴라치면 하얀 입김이 되어 순식간에 흩어지고 대신 찬 바람이 목구멍까지 넘어 들어올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210727030126312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88] 겨울 풍경 [우정아의 아트..

목숨 건 실험[이은화의 미술시간]〈172〉

동아일보 2021-07-22 03:00 1950년대 미국 화가 모리스 루이스는 새로운 회화 방식과 재료를 실험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당시 여느 화가들처럼 그 역시 잭슨 폴록이 이룩한 추상표현주의 유산의 계승과 극복에 몰두하고 있었다. 1953년 루이스는 헬렌 프랭컨탈러의 작업실을 방문했다가 유레카를 외쳤다. 그녀의 물감 얼룩 그림에서 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루이스의 대표작 ‘펼쳐진’ 연작 중 하나다. 선명한 색상의 물감들이 캔버스 양옆에서 가운데 아래로 강줄기처럼 흘러내린다. 캔버스는 밑칠도 되지 않았고, 화면 가운데는 텅 비었다. 루이스는 묽은 아크릴 물감을 천에 부은 뒤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캔버스를 움직였다. 화가는 그림 밖에서만 개입할 뿐 화면 안에는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

푸대접 받은 서양화 선구자 김관호[윤범모의 현미경으로 본 명화]

동아일보 2021. 07. 20. 03:03 “사진이 도쿄로부터 도착했으나 여인이 벌거벗은 그림인고로 사진으로 게재치 못함.” 1916년 10월 ‘매일신보’ 보도다. 나체화 게재 금지. 그 내용은 무엇인가. 그림의 화가는 김관호(1890∼1959). 서양미술 수용기의 선구자, 고희동 김찬영 나혜석 등과 함께 1910년대 도쿄에서 유화가로 입문한 4명 가운데 하나다. 김관호는 1916년 도쿄미술학교 서양화과를 수석 졸업했고, 졸업미전 출품작 ‘해질녘’으로 문전(文展)에서 특선을 받았다. 일본 최고 공모전에서 특선, 이는 사건이기에 충분했다. 서양화부 응모작 1500여 점 가운데 입선작은 겨우 100점 미만, 거기서 또 특선, 이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춘원 이광수는 “조선인의 미술적 천재를 세계에..

야망 있는 여자[이은화의 미술시간]〈171〉

동아일보 2021-07-15 03:00 정치든 사업이든 야망을 품은 자는 성공의 사다리가 되어 줄 후원자나 파트너를 구하기 마련이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여성은 전문 교육을 받거나 전문 직업을 갖기도 힘들었기에 야망은 남성을 위한 용어였다. 하지만 제임스 티소의 그림 속엔 야망 있는 여자가 등장한다. 심지어 제목이 ‘정치적인 여자’다. 그녀는 대체 어떤 야망을 품은 걸까?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714/107960001/1 야망 있는 여자[이은화의 미술시간]〈171〉 야망 있는 여자[이은화의 미술시간]〈171〉 정치든 사업이든 야망을 품은 자는 성공의 사다리가 되어 줄 후원자나 파트너를 구하기 마련이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여성은 전문 교육을 받거나..

개와 함께 있는 자화상[이은화의 미술시간]〈170〉

동아일보 2021. 07. 08. 03:02 화가는 왜 자화상을 그릴까. 모델료가 들지 않고, 주문자 취향을 헤아릴 필요가 없는 데다 화가의 역량과 정체성을 드러내기에 더없이 좋은 장르이기 때문일 테다. 한데 18세기 영국 화가 윌리엄 호가스의 자화상은 여러모로 특이하다. 정물화처럼 그려진 데다 개까지 등장한다. 그는 왜 이런 자화상을 그린 걸까?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707/107845816/1 개와 함께 있는 자화상[이은화의 미술시간]〈170〉 개와 함께 있는 자화상[이은화의 미술시간]〈170〉 화가는 왜 자화상을 그릴까. 모델료가 들지 않고, 주문자 취향을 헤아릴 필요가 없는 데다 화가의 역량과 정체성을 드러내기에 더없이 좋은 장르이기 때문일..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85] 이 그림 한 시간 보는 자, 증권시장서 성공한다

조선일보 2021.07.06 03:00 ‘이 그림을 한 시간 보는 자는 증권시장에서 성공한다’니 주식이 있든 없든 귀가 솔깃할 제목이다. ‘행운의 편지’ 같은 가짜 부적인가 싶지만 작가는 무려 백남준(1932~2006). 전설적인 미술가인 데다, 당대 서울 최고의 갑부집 아들이 한 말이니, 밑져야 본전이다 생각하고 마침 지금 이 작품을 전시 중인 백남준아트센터에 방문하여 한 시간쯤 투자해봐도 좋겠다. 혹 누군가 2002년 이 작품을 들여다보다 주위를 둘러보니 소니를 쓰던 백남준이 어느샌가 삼성 TV로 작품을 모두 바꾼 걸 눈치채고 삼성전자 주식을 산 뒤 지금까지 버텼다면 큰돈을 벌었을 것이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7/06/KWC..

상실의 두려움과 고통[이은화의 미술시간]〈169〉

동아일보 2021-07-01 03:00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사후 세계를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스위스 상징주의 화가 아르놀트 뵈클린은 사후 세계의 모습을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있는 바위섬 모습으로 표현했다. 같은 제목, 같은 구도의 그림을 무려 다섯 점이나 그렸다. 경험하지 못한 죽음의 세계를 화가는 어떻게 그릴 수 있었던 걸까. 왜 그토록 죽음이란 주제에 집착했던 걸까.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630/107727961/1 상실의 두려움과 고통[이은화의 미술시간]〈169〉 상실의 두려움과 고통[이은화의 미술시간]〈169〉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사후 세계를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스위스 상징주의 화가 아르놀트 뵈클린은 사후 세계의 모습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