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1374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94] 처참하고 찬란한 아우성

조선일보 2021. 09. 07. 03:02 이 그림은 ‘이삭줍기’와 ‘만종’ 등으로 19세기 말 프랑스 농부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준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cois Millet·1814~1875)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다. 흘깃 보면 추수를 마친 농부들이 어두운 밤하늘을 향해 축포를 쏘아 올리고, 눈부시게 폭발하는 금빛 불꽃 아래서 춤이라도 추는 듯한 축제 분위기다. 하지만 마치 물결치는 파도처럼 너울대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건 불꽃이 아니라 비둘기 떼다. https://news.v.daum.net/v/20210907030242297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94] 처참하고 찬란한 아우성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94] 처참하고 찬란한 아우성 이 그림은 ‘이삭줍기’와 ‘만종’ 등으로..

사라진 구세주[이은화의 미술시간]〈178〉

동아일보 2021-09-02 03:00 난관에 빠지면 구세주를 기다리기 마련이다. 2017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가 약 5000억 원에 팔리며 미술품 최고가를 경신했다. 살바토르 문디는 구세주를 뜻하는 라틴어다. 구매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으로 그림을 신생 미술관 루브르 아부다비에 전시할 예정이었다. 다빈치 명화가 예술의 불모지 아부다비를 세계적 문화명소로 만들어줄 구세주라 여겼을 터다. 그림은 소유주의 뜻대로 되었을까. 그림 속에는 긴 머리에 수염을 기른 예수가 정면을 응시한 채 오른손을 들어 축복을 내리고, 왼손은 천국을 상징하는 투명한 수정구를 들고 있다. 프랑스 루이 12세의 의뢰로 그려진 그림은 프랑스 공주가 찰스 1세와 결혼하면서 영국으로 가져갔다고 알려졌으..

17세기 명화 속 숨은 ‘큐피드’ 350년 만에 귀환

한겨레 : 2021-09-01 18:33 페르메이르 작품 덧칠 벗겨 복원…10일 공개 놀라운 귀환이다. 17세기 명화의 벽 속에 묻혀있던 아기 천사가 350여년 만에 돌아왔다. 21세기 광학과 공학의 힘으로 다시 세상에 나온 그리스 신화의 큐피드 신. 맞자마자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마법의 활과 화살을 들고 선 벌거숭이 천사의 자태가 되살아난 것이다. 지금 서구 미술사학계는 17세기 네덜란드 거장의 명작이 연출한 복원 드라마의 극적인 결실 앞에 흥분하고 있다. 바로크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1632~1675)의 대표작 중 하나로, 1657~59년 그린 이다. ‘북구의 피렌체’로 불리우는 독일 고도 드레스덴의 츠빙거 궁전 전시장(국립 드레스덴미술관 알테마이스터회화관)에서 10일부터 이 작품의 복원 성과를 ..

[아트 인사이트] 먼 곳에서 온 예술가들.. 나라 잃은 이민자 아픔을 예술로

조선일보 2021. 09. 01. 03:04 파리 중심에 있는 오페라 가르니에는 1875년 나폴레옹 3세 시기 지어진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1964년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예술가 샤갈이 천장화를 그려 명소가 되었다. 그런데 이 작업에 참여한 한 네덜란드 예술가의 회고록을 읽어보니 당시 프랑스 일각에서 샤갈을 대하는 태도는 지금과 같지 않았나 보다. 자국의 예술가라고 여기기보다는 러시아 유대인이라는 점을 부각해 적대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샤갈은 경찰의 보호하에 작품을 마무리해야 했다. https://news.v.daum.net/v/20210901030433815 [아트 인사이트] 먼 곳에서 온 예술가들.. 나라 잃은 이민자 아픔을 예술로 [아트 인사이트] 먼 곳에서 온 예술가들.. 나라 잃은 이민자 아픔..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93] 수집가의 방

조선일보 2021. 08. 31. 03:07 미켈란젤로의 습작, 동시대 성화와 풍경화, 기름진 고기를 군침 돌도록 정밀하게 그린 정물화, 곤충류의 세밀화, 박제한 투구게, 물고기와 해마, 각양각색 조개껍데기와 상어 이빨, 귀금속과 희귀 광물, 반들반들 빛나는 동양의 칠기 함, 이국적인 칼과 수북이 쌓인 금화,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와 온갖 문서…. 이 모든 것을 어지럽게 늘어놓은 이곳은 어느 흔한 17세기 수집가의 방이다. https://news.v.daum.net/v/20210831030705005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93] 수집가의 방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93] 수집가의 방 미켈란젤로의 습작, 동시대 성화와 풍경화, 기름진 고기를 군침 돌도록 정밀하게 그린 정물화, 곤충류의 세밀화,..

신념을 지키는 용기[이은화의 미술시간]〈177〉

동아일보 2021-08-26 03:00 죽음보다 더한 공포가 있을까.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해안가 말뚝에 묶여 있다. 밀물 때가 되면 찬 바닷물이 서서히 차올라 그를 집어삼킬 것이다. 도대체 그는 누구고, 왜 이렇게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된 것일까? 그림 속 여성은 17세기 스코틀랜드 위그타운에 살던 마거릿 윌슨이다.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에 대한 영국 왕의 간섭을 거부한 운동단체 ‘커버넌터스’의 일원이었다. 이들은 그리스도 이외에는 왕을 포함해 그 누구도 교회의 영적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믿었다. 1685년 5월 11일 윌슨은 제임스 7세를 교회의 수장으로 인정하는 선서를 거부해 익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됐다. 당시 18세였다. 사형 집행관들은 나이든 신도 마거릿 맥래클런을 먼저 처형한 후 어린 마거릿을 회유..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92] 반 고흐처럼 프랑스 소설을

조선일보 2021. 08. 24. 03:04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1853~1890)는 37세로 짧은 삶을 마감할 때까지, 고작 9년 남짓 화가로 살면서 900여 점의 회화를 남겼다. 습작까지 더하면 수천 점을 헤아린다. 가족들에게는 수시로 편지를 썼다. 남아있는 것만 800통, 사라진 편지까지 합하면 2000통가량이라고 한다. 쓰기만 해도 하루가 짧았을 텐데, 반 고흐는 그 와중에 프랑스 소설을 탐독했다. 어쩌면 그에게 시간을 함께 보낼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이 모든 게 가능했을지 모른다. https://news.v.daum.net/v/20210824030433126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92] 반 고흐처럼 프랑스 소설을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92] 반 고흐처럼 ..

생지옥이 된 뗏목[이은화의 미술시간]〈176〉

동아일보 2021-08-19 03:00 1819년 파리 살롱전은 그림 한 점 때문에 발칵 뒤집혔다. 역사나 신화 속 영웅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일어난 조난사건을 다룬 작품 때문이었다. 메두사호의 비극을 생생하고 비참하게 그려낸 이 그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도대체 메두사호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816년 7월 2일 아프리카 세네갈을 식민지로 삼기 위해 파견된 프랑스 해군 군함 메두사호는 암초에 걸려 난파했다. 400명을 태운 배의 선장은 쇼마레라는 이름의 해군 장교였다. 경험도 없고 무능했지만 왕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임명된 낙하산 인사였다. 게다가 그는 돈을 받고 정원 외 사람을 더 태웠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818/108611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