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플러스] 입력 2015.11.08
그래도 가능하면 신문을 보시는게 좋습니다. 신문을 보시고 계신 것으로 생각하고 질문하나 해보겠습니다. 신문에 사용된 사진들을 보시죠.?
자 신문에 사용된 사진들은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취급하는 것 같습니까?
사진앵글, 색감, 구도, 조명...... 여러 의견이 나오네요.
위에 나온 의견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신문에 실리는 사진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사람입니다. 신문이라는 것이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모아 놓은 것인데, 세상 돌아가는 일 대부분을 사람들이 만들기 때문이죠. 태풍,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 생긴 영향도 사람들이 받습니다.
1면부터 신문을 넘겨 보시면 각 면마다 사람이 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인사가 많이 보일 겁니다. 유명인사가 아니라도 이야기가 있는 보통사람들도 신문에 실립니다. 이렇게 신문에 자주 실리면 유명인사가 되기도 합니다.
신문에 실리는 사진이 중요하게 여기는 게 사람이란 것은 아셨을 겁니다.
그럼 신문에 실린 사람사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어딜까요?
금방 답이 나오는 군요.
맞습니다. 얼굴입니다. 사람의 얼굴,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얼굴의 표정이 제일 중요합니다.
매일같이 등장하는 똑같은 정치인이라도 다른 모습을 찍기 위해 사진기자들은 신경을 씁니다. 단순하게 보이는?인터뷰 사진 한 장이라도 사진기자는 수백 장의 사진을 촬영합니다.?그 중 한 장을 골라 신문에 싣는 것이죠. 인터뷰 할 때 가끔 왜 그리 많이 찍냐며 귀찮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사진기자가 많이 촬영할 수록 좋은 표정이 신문에 실린 확률이 높아집니다.
독자분 중에 사진찍힐 기회가 생겼는데 많이 촬영하기 싫으시면 간단히 찍으셔도 됩니다. 약간 뻗뻗하게 나오든 좀 멍청하게 보이든 상관이 없다면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탤런트 김상중 말투 아닙니다. ^;^;) 요즈음 걸림돌이 하나 있습니다. 걸림돌 때문에 이제는 한국신문에서는 하나의 형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거리에서 촬영하는 사진, 혹은 대형 행사장에서의 사진들의 경우입니다.
신문에 싣기 위한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공개된) 공공장소에서 사진촬영이 필요할 경우도 생깁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입니다. 요즘들어 지하철내에서 신문을 보는 사람보기란 가뭄에 콩나물 보듯 드문 일입니다. 대부분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게 일상적이죠.
이런 기사를 준비하면서 관련사진이 필요합니다. 그럼 사진기자는 현장에 나가 사진을 촬영합니다. 그리고 신문에 실으면 됩니다.
여기서 좀 전에 말한 걸림돌이 등장합니다. 흔히들 초상권이라는 문제입니다. 공공장소에서 촬영되었다해도 허락없이 촬영된 개인의 모습은 신문에 싣지 말라는 것이죠. 이렇게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년 사이입니다.
신문사진은 시간이 지나면서 역사의 기록물이 됩니다. 현재와 같이 진행된다면 긴 시간이 지난 뒤 당시를 보여주는 사진들에 등장한 보통사람들의 모습은 볼 수 없을 겁니다.
아마 이런 분위기 사진이 될 겁니다.
이후 미국은 후세인 정권하의 이라크 침공 때 기자들의 취재를 허용하면서 작전부대의 통제하에서만 취재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아마도 미군은 베트남전의 교훈(?)을 잊지 않았기에 이런 방식을 사용했을 겁니다.
이와 반대로 기쁨의 순간이라도 마찬가지 입니다.
모자이크가 되어버린 순간 코미디 사진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신문사진에서 사람이 빠질 수는 없고, 등장한 사람의 얼굴이 사라진다면 신문사진의 의미도 대부분 사라짐을 보실 수 있습니다.
초상권 문제가 걸림돌이 되면서 요즘 사진기자들의 사진앵글도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제가 초년병 시절에 사람의 뒤통수를 찍으면 이게 사진이냐고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뒤통수를 찍습니다. 사진에 모자이크를 하는 것보는 낫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대상에 다가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멀리서 촬영합니다. 사람이 작게 나오면 신문인쇄 된 뒤 보면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웃포커스로 촬영합니다. 허락을 얻은 사람 외에는 제대로 보이지 않게 뿌옇게 만드는 것이죠.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고 스마트폰의 사진기능이 높아지면서 몰카의 위험도 높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진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공공장소에서의 사진촬영에 대해서는 관대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엉뚱한 설명을 붙여 사용한다든가 해서 피해가 생긴다면 엄중한 처벌을 해야겠지요. 그리고 인터넷에 올린 사진을 보고 말도 안돼는 댓글을 다는 못된 버릇도 혼내주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한국의 사진문화 발전을 위해서라도 단호하게 처리해야 할 겁니다.
사진을 배운 뒤 왜 맨날 풍경만 찍어야 합니까? 풍경사진도 필요하지요. 하지만 우리 주변의 모습을 기록하는 것이 어찌보면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文學,藝術 > 사진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문호 사진전 <The Wasteland>-우리가 딛고 있는 땅에 대한 진솔한 기록 (0) | 2015.11.13 |
---|---|
[조인원의 사진산책] 사진을 찍는 그들만의 특별한 이유 (0) | 2015.11.12 |
[권혁재 사진전문기자의 '뒷담화'] 우하(又下) 서정태와 미당(未堂) 서정주 (0) | 2015.11.11 |
덕수궁 돌담길의 만추 (0) | 2015.11.10 |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행운을 주는 ‘불타는 무지개’ (0) | 2015.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