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백제시대 무덤인 익산 쌍릉 대왕묘에서 성인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4점이 나왔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익산 쌍릉 출토 유물에 대한 정리작업을 진행하는 중 대왕묘 목관(木棺) 내부에서 치아 4점을 찾았다고 26일 밝혔다.
익산 쌍릉은 백제 무왕(재위기간 600∼641)과 왕비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발굴된 치아는 전반적으로 닳은 정도가 비슷하고 중복된 부위가 없어 한 사람의 치아일 가능성이 크며 이 중 상태가 양호한 송곳니와 어금니는 20∼40세 성인 여성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대왕묘 석실 내부의 목관 앞에서 적갈색의 연질토기 1점이 출토됐다.
토기는 바닥이 둥글고 물레를 이용해 표면을 마무리한 특징이 있다.
이는 당시 백제 지역에서 유행한 바닥이 편평하고 회색 계통의 그릇과는 매우 다르고, 오히려 경주 방내리 고분군 등 신라 지역에서 주로 나오는 7세기 전반 무렵의 토기와 비슷하다.
대왕묘 석실 내 목관에서 수습한 목재 2편은 금송 나무 베개로 추정됐다.
적외선 카메라로 확인해보니 나무 베개에는 넝쿨무늬가 묵서로 그려져 있었는데 익산 미륵사지석탑에서 출토된 사리 보관함 금동제사리외호의 문양과 비슷했다.
목관에서 함께 발견된 위금(緯錦·씨줄로 짠 비단) 직물은 불국사 삼층석탑에서 발견된 것보다 1세기 앞서며 국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이달 말 익산 쌍릉 출토유물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며, 오는 3월 말과 10월 말에는 전문가 학술세미나 및 대규모 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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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과 역사 사이 '선화공주 연애담' 진실 밝혀지나
한겨레 2016.01.26. 20:56실제 왕비로 살았을까. 전설상의 인물일 뿐일까. 백제 무왕(재위 600~641)이 지었다는 향가 ‘서동요’의 주인공 선화공주는 우리 고대사에서 실존 여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신라 여인이다. <삼국유사>를 보면, 어여쁜 선화공주를 흠모한 서동(무왕)이 신라 도읍 경주의 아이들에게 밤마다 선화공주가 자신을 몰래 만난다는 내용의 ‘서동요’를 퍼뜨렸고, 이 노래를 알게 된 아버지 진평왕이 공주를 귀양보내자 서동이 귀양길에 공주를 구출하고 백제로 데려가 결혼했다는 설화가 나온다. 정사를 다룬 <삼국사기>에는 선화공주가 무왕의 왕비가 되었고, 그 뒤 무왕에게 청해 전라도 익산에 미륵사를 창건했으며 백제의 마지막 왕이 된 아들 의자를 낳았다는 기록이 전한다.
그동안 막연한 추정에 그쳤던
백제 무왕 부인 ‘서동요’ 주인공
국립전주박물관, 방증자료 공개
익산 대왕묘서 나온 치아 4점
성인 여성의 것으로 밝혀져
신라 계통으로 보이는 토기 출토
서동요와 미륵사에 얽힌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은 후대인들이 다아는 국민연애담이 됐지만, 선화공주는 문헌 외에는 존재를 실증하는 유적, 유물이 없었다. 오히려 2009년 익산 미륵사터 동탑의 기단부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백제의 대신 사택적덕의 딸인 무왕의 왕후가 탑을 세웠다는 내용의 발원문이 나와 선화공주가 왕비였다는 통설도 허구라는 설이 힘을 얻게됐다. 익산시 석왕동 숲 속에 있는 두 개의 백제 고분(대왕묘, 소왕묘)인 ‘쌍릉’이 무왕과 선화공주의 무덤이 아닐까 막연히 추정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전주박물관이 선화공주의 실존을 짐작할 만한 방증 자료들을 26일 처음 공개해 눈길이 쏠린다. 익산 쌍릉 대왕묘에서 1917년 일본학자 야쓰이 세이이치가 발굴했던 치아 4점을 99년 만에 유물정리를 위해 분석해보니 모두 성인 여성의 것이란 결론이 나온 것이다. 박물관 쪽은 “전반적으로 치아의 닳은 정도가 비슷하고 중복된 부위가 없어 한사람 치아일 가능성이 크다. 상태가 양호한 송곳니와 어금니는 20∼40세 성인 여성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이뿐만 아니다. 1917년 발굴유물 중에는 무덤 석실 안에서 출토된 적갈색 연질토기 1점이 있는데, 이 토기도 신라 계통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토기는 바닥이 둥글고 물레를 돌려 표면을 갈무리한 것이 특징이다. 당시 백제 지역에서 유행한 바닥이 편평하고 회색빛을 띤 그릇과는 확연히 다르다. 오히려 경주 방내리 고분군 등 옛 신라 지역에서 주로 나오는 7세기 전반께 토기와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다.
다른 유물들도 조사 결과 왕묘급의 품격을 갖춘 것들이었다. 대왕묘 석실 안 목관에서 수습한 목재 2편의 경우 일본 특산 금송으로 만든 나무 베개의 일부 조각으로 추정되는데, 적외선 촬영한 결과 표면에서 발견된 먹으로 그려진 넝쿨무늬가 익산 미륵사터석탑에서 나온 사리 보관용 금동제사리외호의 무늬와 빼어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발견된 위금(緯錦:가로씨줄에 색을 입혀 짠 비단) 직물은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에서 발견된 것보다 1세기나 앞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급직물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이런 유물 분석 내용을 종합하면, 신라에서 온 여인이 고급스러운 부장품들과 함께 쌍릉에 묻혔다는 추론이 나올 수 있다. 선화공주와 무왕 등 무덤 주인공의 실체를 놓고 논란이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주헌 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확실하진 않지만,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적과 관련된 방증 자료가 처음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익산의 왕릉급 고분에서 왜 성인 여성의 치아와 신라토기가 나온 것인지 등을 놓고 학계가 무덤 주인공에 얽힌 의문을 원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 쪽은 이달 말 쌍릉 출토 유물을 일반공개하고, 3월과 10월에는 전문가 학술세미나와 대규모 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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