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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의 날씨 레터] 女心 흔드는 건 따뜻한 말 한마디

바람아님 2016. 4. 10. 00:12
조선일보 : 2016.04.09 03:00

'태후' 다정한 송중기 덕에 인기
포근한 주말 벚꽃놀이 데이트를

이진희 TV조선 기상캐스터
이진희 
TV조선 기상캐스터
여자는 봄을 탄다고 합니다. 단순히 기분이 그렇다는 게 아닙니다. 과학적 근거가 있답니다. 기온과 일조량의 변화로 여성 호르몬이 불균형해지기 때문이라는군요. 하지만 과학이 뭐라 하건 저는 그저 꽃 때문이라고 믿으렵니다. 봄바람 불 때 제 마음이 울렁거리는 건 찬란하게 피어나 바람 불면 하얀 눈꽃이 되어 흩날리는 저 벚꽃 때문입니다.

봄꽃만큼 여심을 설레게 하는 드라마가 요즘 인기입니다. 바로 '태양의 후예'. 송중기가 연기하는 유시진은 여심(女心)을 흔드는 진짜 사나이입니다. 군인에 걸맞은 강인하고 믿음직한 성격에다 절도 있는 말투를 지녔지만, 연인에게는 봄날처럼 따뜻한 사랑의 말을 건넵니다. 이러니 초등학생부터 어머니까지 여자라면 유시진앓이를 하지 않을 수 없지요.

예전 욘사마(배용준) 신드롬이 생각납니다. 대학 졸업논문을 쓴다고 이 주제를 택해 조사했었는데, 일본 여성들이 욘사마에게 푹 빠졌던 이유는 욘사마가 연기한 드라마 속 남자가 '여자 마음을 너무 잘 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일본 주부들은 '깊은 배려가 깃든 따뜻한 말 한마디'에 매우 큰 매력을 느끼더군요. 남편에게 듣지 못하는 말을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 들으며 위로를 받는다고요. 왠지 비바람에 떨어지는 벚꽃을 보는 듯, 애잔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진희의 날씨 레터] 女心 흔드는 건 따뜻한 말 한마디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씨도 '혼자의 발견'이란 책에서 비슷한 얘길 했어요. "이 사람을 더 사랑해야겠다고 용기 내게 만드는 것은, 화려한 프러포즈나 값비싼 선물 같은 것이 아니다. 듣고 싶었던 한마디를 건네 그 마음의 온기를 더해주는 것. 그 외에 나는 우리를 구원하는 다른 방법을 더 알지 못한다."

남성분들께 이 편지를 띄웁니다. 봄 타는 여성이 곁에 있다면 포근한 시선,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보세요. 그녀의 얼굴이 봄 햇살보다 빛날 거예요.(잘생긴 유시진이 아닌 당신에게 마음을 빼앗길지도 몰라요.) 또 맑고 포근한 이번 주말, 벚꽃놀이 데이트까지 더해진다면 이 봄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