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경/소설가
언젠가 이 지면에서 사기당하기 쉬운 사람의 성격 특성에 대해 말한 바 있다. 자신이 특별한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 나르시시즘, 세상이 좋은 것을 거저 주리라 기대하는 의존성, 내면 환상과 외부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현실 검증력 부재 등이 결합되면 사기꾼의 희생자가 되기 쉽다. 정신분석학은 사기 피해자뿐 아니라 사기꾼의 심리도 연구했다. 1950년대 독일 정신분석학자들은 ‘자기를 거짓되게 드러내는 사람들’을 연구해 그들이 다양한 수준의 성격장애를 갖고 있음을 밝혔다. 사기꾼이 의식적·의도적으로 반사회적 행동, 비리 행위를 범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기 정체성이 거짓되게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초기 양육자와의 동일시가 온전하게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거짓 자기’를 만들어 가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