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3일 열린 ‘경제인 신년 인사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우리 경제는 터널을 벗어난 듯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경제성장률 3% 진입, 무역 거래액 1조 달러 돌파, 세계 6위 수출국 등 ‘장밋빛’ 정부 전망을 뒷받침할 근거도 빼놓지 않았다.
경제인들도 이런 인식에 동의하고 있을까.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1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4일 발표한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이 총리의 인식과 꽤 차이가 난다. BSI가 100 이상이어야 낙관적인 기업이 많다는 뜻인데 실제 지수는 86에 불과했다. 미래를 불안하게 보는 기업인이 훨씬 많다는 뜻이다.
기업인들은 나라 밖으론 환율이, 나라 안에선 정부의 ‘친(親) 노동 정책’(68.8%)이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경제인들의 우려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 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경제계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점은 잘 알지만, (노동 환경을) 이대로 둬선 안 된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며 친 노동 정책을 지속할 방침을 명확히 했다.
정부와 기업 간 인식 차이가 이렇게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현상을 전체 우리 경제의 현실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닌가. 지난해 3분기까지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조1000억원이 늘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을 빼면 늘어난 이익은 1000억원에 불과했다. 이것이 진짜 우리 경제의 현실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기보다 현장의 목소리에서 출발하는 것. 정부가 올해에도 ‘ 3%대 성장률’을 이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자세다.
김도년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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