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1.01.13 03:00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건너편 좌석의 처녀가 다가와 시마무라 앞의 창을 열어젖혔다. 차가운 눈의 기운이 흘러 들어왔다. 처녀는 창밖으로 몸을 내밀고 외쳤다. “역장님, 역장님.” 등불을 들고 천천히 눈을 밟으며 다가온 남자는, 목도리로 콧등을 감싸고 모자에 달린 털가죽을 귀까지 내려 덮고 있었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 중에서 |
지난 6일 저녁, 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 눈이 내렸다. 제설 작업이 되지 않아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버스와 택시는 오지 않았고 전철은 승객들을 가둔 채 멈춰 섰으며 자동차들은 서로 뒤엉켜 다발 사고를 냈다. 방법이 없어 귀가를 포기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야말로 눈의 도시, 아니 눈의 아비규환이었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1/13/7OXLCIIWFFB55BJ54WGTU3F73A/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94] 눈이라도 잘 치워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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