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1. 10. 02. 03:22
16년 정권 내주고도 꿈자리 뒤숭숭하지 않을 독일 메르켈
나라 돌아가는 꼴에 화나고 아파야 희망 생겨
전임자(前任者)를 닮은 후임자를 찾는 선거도 있다. 지난 26일 치른 독일 총선이 그랬다. ‘어디 메르켈만 한 사람 없나’ 하는 게 독일 국민 마음이었다고 한다. 이웃한 프랑스와 영국 그리고 대서양 건너 미국도 ‘메르켈 없는 유럽연합(EU)’ ‘메르켈 없는 미국-유럽 관계’를 걱정하는 눈길로 독일 총선을 지켜봤다. 총선에서 안정 의석(議席)을 확보한 다수당이 나오지 않았다. 여러 정당을 묶는 연립정부 구성으로 가닥이 잡혔는데, 현재로선 그래도 메르켈과 닮은 구석이 있는 사회민주당(SPD) 대표가 차기 총리로 유력하다고 한다. 이만하면 메르켈에게 훌륭한 마무리다.
내년 3월 9일 새 대통령을 뽑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닮은 사람을 찾는 선거가 될까. 아니면 문재인 닮은 사람은 ‘다시는 안 된다(never again)’는 선거가 될까. 어느 여당 후보자도 ‘문 대통령을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은 나’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자기가 당선돼도 정권 연장(延長)이 아니라 ‘정권 내 정권 교체’라고 은근슬쩍 내세운다. 후계자 운운(云云) 해선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야당 후보들 이야기는 들으나 마나다. 후임자(後任者)의 자격 요건이 ‘절대로 전임자와 닮아서는 안 된다’는 나라의 국민들은 어떤 세월을 살았을까. 이러고도 퇴임 후 꿈자리가 뒤숭숭하지 않기를 바라기는 어렵다.
https://news.v.daum.net/v/20211002032228980
[강천석 칼럼] '대통령 닮지 않은 분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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