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2. 03. 22. 00:47
「 소셜미디어가 극단적 증오 양산
끝낼 것은 절망, 버릴 것은 분노
시민정치 위해 구중궁궐 나와야
양당 대치를 끝낼 초당적 설계를 」
긴 겨울이었다. 서울에도 꽃망울이 맺혔다. 지난 주 섬진강변 매화마을은 인파로 붐볐다. 마스크를 쓴 남녀노소가 코로나를 뚫고 터진 하얀 꽃무리와 어우러지는 풍경은 눈물겨웠다. 나의 시선은 배낭을 메고 홀로 걷는 젊은이에게 멈췄다. 시대가 안겨준 절망을 배낭에 꾸려 산천에, 꽃 천지에 매장하러 왔는지 모른다. 사실 매장해야 할 것은 절망만이 아니다.
분노다. 선거는 끝났지만 아직도 연소되지 못한 분노가 마그마처럼 꿈틀대는 중이다. 20, 30대 남녀 간 엇갈린 표심의 공통 정서는 분노였다. 대체 희망의 출구는 어디에 있는가. 초접전 신승(辛勝)을 연출한 서울지역 표심의 공통분모도 분노였다. 왜 생계를 이다지 흔들어 대는가? 청년세대는 절망을 손절하려 투표했고, 기성세대는 불안을 덜어내려 투표장에 줄을 섰다. 힐링은커녕 인생 설계를 망친 한국정치를 응징한다는 주권자의 비장함은 일치했다. 그러나 엇갈렸다. 국민은 상처를 입은 채 두 쪽으로 갈라섰다.
https://news.v.daum.net/v/20220322004726859
[송호근의 세사필담] 성난 얼굴로 돌아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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