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2933

고대 아테네에서 배우는 정치개혁 [아침을 열며]

한국일보 2023. 8. 29. 00:00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고대 아테네는 도시국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차이가 꽤 컸다고 한다. 도심, 언덕, 해안 등 거주 지역에 따라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달라서 이들 지역에서 각각 대표를 뽑아 민주정치를 실행할 경우 지역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아테네인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각 집단이 50인의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은 투표가 아닌, 구성원 중 무작위 선출이었다. 그 결과 아테네 시민들은 평생 평균 2회 정도 500인회에 포함됐다. 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소위 ‘정치꾼’들이 민주 정치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지역주의는 오늘날 우리나라 정치에서도 가장 큰 문제로, 정치적 기득권을 영속화하고 지역감정까지 부추기는 고질적 병폐가 ..

[사설] 日 오염수 반대하는 중국도 “한국처럼 하지 말라”

조선일보 2023. 8. 28. 03:17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대적으로 반발하며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전 세계에서 사실상 중국 공산당과 한국 민주당뿐이다. 중국 공산당은 오염수 방류에 반발,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관영 매체들을 동원해 반일에 나서고 있다. 일본이 올해 대만과 240km 떨어진 이시가키지마에 자위대 기지를 설치, 대만 유사시에 대비하고 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데 대한 정치적 대응이다. 그런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가 “한국을 따라 하지 말라” “우리는 한국인보다 이성적”이라고 진정시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오염수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소금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자 비슷한 일이 먼저 벌어진 한국 사례를 언급하며 경계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정치적 목표..

[朝鮮칼럼] 제조업은 세계 최강인데, 서비스업은 왜 바닥인가

조선일보 2023. 8. 18. 03:10 짓던 아파트 무너지고 잼버리는 숙식 등 기본서 참사… 국제경쟁 노출 없던 탓 의료·보육·교육·교통·통신 등 무조건 가격규제 능사 아니야 제조업처럼 파격 지원·규제 철폐로 외국인 투자유치 성공시켜야 우리나라 굴지의 건설회사가 짓는 아파트가 붕괴하는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에서 4만5000명의 스카우트를 초대한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숙식과 건강이라는 기본도 충족하지 못하여 일부 외국 대표단이 철수하는 수모를 겪었다. 우리 의료산업의 역량이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턱없이 미흡하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설계, 감리, 행사기획, 의료 등 서비스산업의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 2000년대 들어 모든 정부가 서비스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실천에 옮기고..

尹대통령이 바이든·기시다를 만나는 진짜 이유

머니투데이 2023. 8. 18. 05:38 #1. 가진 게 많으면 두려움도 커진다. 1등에겐 자신의 순위가 바뀌는 것 자체가 악몽이다. 현실이 달콤한 만큼 공포도 크게 마련이다. 100년 넘게 전 세계 바다를 호령하던 '대영제국'이 그랬다. 19세기말 대서양과 인도양, 그리고 수에즈 운하가 영국의 손아귀에 있었다. 이를 통한 무역으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은 거대한 부를 쌓았다....섬나라 영국에게 '해양 패권'은 돈줄인 동시에 생명줄이었다. 이를 빼앗기는 게 두려웠던 영국은 1889년 '2국 표준'(two-power standard)란 기준을 세운다. #2. 중국 해군의 전함 수가 미 해군을 앞지르는 건 언제쯤일까. 실은 이미 3년 전, 2020년에 추월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미국의 전함..

[朝鮮칼럼] 새만금 갯벌에 발목잡힌 대한민국

조선일보 2023. 8. 17. 03:11(노정태 철학에세이스트) 원래 갯벌 메워 쌀농사 짓자던 땅… 쌀 남아돌게 된 이후 국제공항, 크루즈 부두 등 온갖 비현실적 계획 난무 LG서 스마트팜 제안했지만… 전북도의회, 농민 결사반대 지금은 새로운 성공 방정식 필요… 미래 위해 모두 마음 열어야 새만금은 본래 한반도에 존재하지 않던 옥토가 되도록 예정된 땅이었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내세운 공약에 따르면 그랬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자 추진 동력이 떨어졌다.....1987년 개헌 이후 본격화된 지방자치제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새만금은 수지타산이 안 맞지만 중단할 수도 없는 사업이 되었다. 지역의 민심, 표심, 이권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때 대한민국의 경제 기적을 가능..

[朝鮮칼럼] 국가로서의 한국은 왜 무능해졌나

조선일보 2023. 8. 16. 03:20 새만금 잼버리 진심 부끄러워 안일·무능·부주의… 국가에 만연 입법 교착·입법 폭주, 국회는 엉망 사법부·선관위도 빨간불 법·원칙은 진영 논리로 대체 한국 민주주의는 자살 중 빠른 해결 없으면 정말 위험해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보며 진심 부끄러웠다. 어떻게 이토록 안일하고 무능할 수 있나. 잼버리 사태의 근본적 책임은 애초 잘못된 장소를 고집한 전북도에 있다. 무능한 데다 잿밥에만 관심이 있었다. “대회 준비에 차질이 없다”고 큰소리친 여가부도 책임이 가볍지 않다. 중앙 정부의 책임은 없는가. 이 정도 국제 행사라면,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이 사전에 꼼꼼히 점검해야 했다. 사실 국무조정실은 다섯 달 전 범정부TF를 꾸렸다. 두 달 전 한덕수 총리가 현장 점검까지..

한·미·일 협의체, 한반도 넘어 인도·태평양으로 [기고]

한국일보 2023. 8. 15. 04:31 한·미·일 3국 정상이 8월 18일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3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금까지 개최되었던 12차례의 정상회담이 모두 특정 외교행사의 '부속' 회담으로 개최되었는데, 이번 정상회의는 '부속'이 아닌 단독 외교행사이고, 한·미, 한·일, 미·일 양자 정상회담을 수반하게 된다. 단독 외교행사로서의 3자 정상회담은 그만큼 3국 협력이 중요해졌음을 방증한다. 현재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 및 지경학적 경합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소)다자 협력이 중층적으로 협력, 연계 또는 경쟁하고 있다. 이번에 구성되는 한·미·일 협의체는 안보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 경제안보 등 다층적인 협력 의제를 논의하는 플랫폼으로 발..

아직 중국이 남았다 [뉴스룸에서]

한국일보 2023. 8. 14. 04:31 이처럼 죽이 잘 맞은 적은 없었다. 미국을 껴안고 일본과도 손잡았다. 자유를 앞세운 윤석열 대통령의 가치 외교에 정점을 찍을 참이다. 취임 1년 만에 거둔 속도전의 성과다. 장소는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만 모이는 첫 정상회의가 이번 주말 열린다. 오롯이 셋이 얼굴을 맞대고 의기투합하는 자리다. 윤 대통령이 추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의 퍼즐 반쪽을 맞췄다. 다음은 반대편을 공략할 때다. 전범국가 러시아는 당분간 겸상할 처지가 아니고 북한은 대화는커녕 도발에 여념이 없으니 남은 건 중국뿐이다. ‘베팅’ 운운하던 싱하이밍 대사의 막말을 지켜본 터라 탐탁지는 않다. 대국을 자처하면서도 매번 북한 편을 들며 어깃장 놓는 게 기막힐 따름이다. 지..